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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느끼며

산책길 젊은 예술가들과의 만남

by 오늘도좋다 2021. 12. 19.

우연히 마주친 인연에 대하여.  2021. 10월 어느날.

나와 남편의 모락산 산책길, 오늘은 산속에 야생의 정원카페가 열렸다. 계원대 학생들이 졸업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자연과 어울려 설치된 소품들이 오래된 시간 속의 어떤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Ludovico Einaudi 'Seven Days Walking'중 3일째 'Low Mist'의 담백한 서정이 우리를 시공을 넘어선 한 세계로 이끈다. 오랜 코로나로 얼룩진 삶에서 시간과 공간이 뒤엉킨 기억을 우리는 만나고 있었다.

 

우리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탁자로 다가가 학생들에게 물었다. "졸업작품인가요? ". "네" 한 여학생의 상쾌

한 대답이 숲 속에 울려 퍼졌다. "앉아도 되나요?" "네" 그리고 앉는 소리. "커피 한잔 갖다 드릴까요?" 한 남학생의 응대에 우리는 모두 살며시 웃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의 작품 속에서 오래된 시간과 만나고 있었다. 젊은이들의 순수한 예술과 이렇게 만날 수 있는 것도 고마운 일인데 그들의 재치있는 응대에 세상의 감사함을 느낀다.

감사의 표시로 그 작품에 대한 글을 써서 오후 젊은이들에게 우리의 감상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야생의 정원, 떨어진 나뭇잎 위
괘종시계가 묵직한 시간의 추를 늘어뜨리고
탁자 위엔 고풍스러운 은빛 촛대
면사포 자락은 흘러내려
젊은 날 오래된 기억을 소환한다.
따뜻한 차 한잔의 상념 속에
빛나는 것은
자연 속에 비쳐지는
각자의 시간이자 공간이다.


나의 감상은 이러하다. 정성스럽게 글을 써 오후 늦게 찾아간 그 장소에는 벌써 작품들은 철거된 상태였다. 아 이런 느낌을 보내준 그들에게 감사하며 이 감사의 뜻을 따뜻한 차 한잔처럼 건네고 싶다. 코로나가 휩쓸고 있는 지금 우리는 서로에게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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