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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서서

살바도르 달리, 영원한 사랑 『갈라』Ⅰ

by 오늘도좋다 2022. 3. 30.

초현실주의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한다. 그래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다시 한 번 바라보게 한다. 초현실주의 대표작가 살바도르 달리의 영원한 사랑 『갈라』를 달리의 작품 속에서 만나다.

<머리에 구름이 가득한 커플>

보이만스 반 뵈닝겐미술관에서 본 달리의 <머리에 구름이 가득한 커플>을 한가람미술관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시에서 다시 만나니 로테르담의 추억이 생각난다.

여자가 남자에게 기대어 선 모습의 틀을 통해 풍경이 펼쳐있다. 인간의 내면이 보인다. 머리 속에는 구름이 흘러가는 하늘이 열려있고 가슴에는 끝없이 펼쳐진 황색 모래의 사막의 광경이 다가온다.

 

푸른 빛이 꿈결처럼 나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보이는 것은 풍경인데 느끼는 것은 마음이다. 황토빛 아득함이 미적 감각을 자극하여 미학의 침샘에서 아름다움이 솟아난다. 나무로 된 틀의 형상이 생각을 제한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작품이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리고 작가의 사랑도 공감하게 된다.

 

달리와 달리의 영원한 사랑 뮤즈 갈라다.

달리가 사랑한 부인 갈라와 나란히 서있다. 아니 풍경 속 탁자로 인해 우리는 앉아있다고 느낀다.


보는 곳은 같은데 보이는 것은 다르다. 이러한 상황이 바로 초현실적이며 또한 실존적 상황이다. 우리는 아무리 가까이 다가서도 하나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가 되고자 한다. 그것이 사랑이다.


같은 듯한 하늘도 다르다.

남자의 하늘은 하늘에 구름이 어울려 안정적인데 여자의 하늘은 왠지 불안정한 느낌을 준다.

 

남자의 가슴과 여자의 가슴이 다르다. 마음이 다르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해도 마음은 다르다는 것이다. 기대어 서고 볼을 비벼도 가슴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이는 사막에서도 차이가 난다. 사막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내가 그렇게 느낄 뿐이다.

 

남자의 가슴에는 멀리 지평선 끝에 산을 배경으로한 마을이 보인다. 그것이 남자의 지향점이다. 누렇다고 느껴지는 모래 사막에는 한 여인이 앉아있고 멀리서 한 여인이 다가선다. 앉아있는 여자는 남자의 어머니이고 다가오고 있는 여자는 누이인지 모르겠다. 옆에 있는 여자가 '갈라'이니. 

 

테이블은 맛있게 탐닉하고 남은 빈 유리잔에 숟가락이 꽂혀있다. 테이블보를 쇠로 만든 문진이 누르고 있다갈라와의 굳은 언약의 상징이기나 한 것처럼

여자의 가슴에는 멀리 지평선 위에 구름이 빠르게 흘러간다. 구름이 쌍을 이룬 것인지 구름의 그림자인지. 지평선에는 낮은 바위산이 펼쳐져 있다. 사막 가운데는 한 남자가 누워있다. 덩그러니 누워 있는 남자만 있을 뿐이다. 어쩌면 달리의 생각 속에 비쳐지는 여자의 마음은 정보가 빈약하기 때문에 썰렁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남자는 달리의 장인이나 되는 것일까.

 

여자의 테이블은 뭔가 불안하다. 테이블보가 기형적으로 구겨져 올라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마치 매듭모양을 한 부분이 마치 어디선가 올라온 손 하나 테이블보 밑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그리고 포도 한 송이가 놓여 있다. 남자의 잔은 비워져 있는데 여자의 포도는 아직도 그대로이다. 머리는 기대어도 여자의 마음은 아직 망설이는 것일까. 망설이는 것으로 달리가 느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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