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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서서

칸딘스키•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전

by 오늘도좋다 2022. 4. 2.

러시아 아방가르드, 칸딘스키 표현주의 추상과 말레비치 절대주의 추상

19세기까지 미술의 낙후지 러시아에 미술에 대한 극적 반전을 가져온 것은 20세기 초반 등장한 러시아 아방가르드였다. 전쟁과 혁명으로 점철된 20세기 초 혁신을 내세우며 일어난 다양한 미학이 러시아의 미술을 이끌었다. 1930년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가 유일의 미술형식으로 러시아 화단을 점령하기까지 아방가르드가 예술의 꽃을 피웠다.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칸딘스키, 말레비치라는 걸출한 미술가를 세상에 내놓았다.

1001세기가 흐른 후 우리나라에도 러시아 아방가르드를 볼 수 있는 전시 칸딘스키, 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코로나로 생각보다 주목을 크게 받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늦게나마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시를 보았다.

 

전시는 아방가르드 작가 48인의 혁신적 회화 작품 75점을 소개하고 있다. 익히 알려진 칸딘스키와 말레비치를 비롯해 국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거장의 반열에 드는 알렉산드르 로드첸코, 엘 리시츠키, 미하일 라리오노프, 나탈리야 곤차로바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첫번째 섹션은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태동이다.

전시된 그림을 보면 서유럽에서 배워 왔을 법한 그림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작품들을 보며 화풍에서 다른 작가의 작품들이 어렴품이 연상되는 느낌이다. 러시아는 이 시기에 상징주의 후기인상주의 표현주의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191012월에는 콘잘롭스키를 비롯한 젊은 작가들이 다이아몬드 잭이라는 기성 미술에 반발하는 전시회를 개최하여 아방가르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고 한다.

대중의 취향에 따귀를 때려라1912년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선언문에서 당시 혁신적이고 패기만만한 작가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전시장에는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연대기가 한 면을 차지하고 그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두번째 섹션은 구상에서 추상으로.

1910년대 중반에 나타난 입체주의와 미래주의 성향의 작품을 보여준다. 이반 말류틴의 남자 상의가 있는 정물과 표트르 소톨로프의 비구상적 구성이 눈길을 끈다.

 

세번째 섹션은 러시아 아방가르드 영화

전시장 지하에서 1층으로 올라가는 중간 공간 무대에 러시아 아방가르드 영화 10편이 돌아가고 있다. 무성 영화같은 영상이 한편은 빔프로젝트로 나머지는 조그만 모니터에서 돌아가고 있다. 시간적 제한으로 자세히 살펴보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네번째 섹션은 추상회화의 등장

칸딘스키의 표현주의적 추상과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추상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칸딘스키는 말한다. ‘색은 영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힘이다라고. ‘즉흥이라는 1913년 작품 속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서사가 동화처럼 펼쳐있다. 그리고 즉흥 NO.4’ 1909년작와 즉흥 No.217. 회색타원‘ 1917년작이 전시되어 있다. 칸딘스키의 대표작이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전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에서 칸딘스키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할 뿐.

말레비치도 말한다. ‘사물을 묘사하는 부담에서 예술가들을 자유롭게 해주고 싶다’라고. ‘잘대주의’가 눈에 들어온다. 몬드리안과는 다른 느낌으로 간결하면서 원천적인 미학을 추구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도형을 통해 회화의 추상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흰 바탕 위에 자리한 검고 붉은 사각형들은 순수함을 보여준다. 자연의 모방이라는 굴레에서 미술 특히 회화를 해방시키는 미학의 혁신을 그는 보여주려 하였던 것이다.

다섯번째 섹션 구상회화의 귀환

밀레비치와 함께 하는 다른 작가의 추상적 작품을 지나면 다섯번째 섹션 구상회화의 귀환과 마주치게 된다. 칸딘스키나 말레비치와 다른 길을 택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추상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 있알렉세이 레빈의 정물이 심플하고 강렬하게 눈에 들어 온다. 이와 더불어 나데즈다 우발초바의 추소바야의 낮과 밤을 그린 3개의 작품에서 계절에 따라 심하게 변동하는 동토의 러시아의 풍경을 느낀다.

여섯번째 섹션은 러시아 아방가르드와 디자인이다.

영상이라 가볍게 스쳐 지나려했지만 구성주의 또는 구축주의로 이야기 되는 실용품과 건축, 디자인에서의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미학적 실험에 취하여 17분 전체를 다 보고 말았다. 실제 작품들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아트샵에서 말레비치의 절대주의작품이 한면에 그려진 에코백을 하나 샀다. 자연의 형상에서 벗어나는 미학의 자유를 위하여

 

이번 전시는 국립 예카테린부르크 미술관을 포함한 네 곳 소장품을 중심으로 혁명기 아방가르드의 다양한 움직임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러시아 혁명 100년이 지난 탈냉전의 시대에 러시아 아방가르드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은 이제 세상을 다시 신냉전의 시대로 이끌어가고 있으니

칸딘스키, 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 혁명의 예술展

장소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전시기간: 2021-12-31 ~ 2022-04-17

나의 관람은 3.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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