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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느끼며

아쟁산조에 꽃잎 날리고…모락 정원 사월의 노래

by 오늘도좋다 2022. 4. 14.

4월하고도 13일에. 간밤에 비가 오고 기온이 내려갔다. 꽃들이 갑자기 변한 날씨에 떠는 모습이다. 온도가 어제보다 10도나 떨어졌다하니 진짜 느낌이 다르다. 여름으로 달려나갔던 봄이 다시 봄으로 돌아왔다

 

초록잎과 함께 피는 벚꽃은 지금이 한창이다. 비가 왔는데도 나의 모락정원 산책길은 지금도 한창이다. 높이 솟은 벚꽃이 개나리를 거느리고, 개나리 꽃잎 위에 비에 젖은 벚꽃이 올라 앉았다. 등불처럼 매어 달린 벚꽃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도화꽃 붉은 향기에 취한다.

진달래 비를 머금으니

그 자태가 더욱 곱다

분홍빛 자태 초록과 어울리니

수줍음을 너머

청순함을 더하는데

비 내린 끝에 서니

힘주어 이겨낸 꽃잎에는

단단한 정조의 기품이 어린다

땅에서 흙냄새 솟구치고

초록의 내음과 함께 하니

싫지 않은 풋풋함이

얼어붙은 땅의 숨었던 기억인가

꽃잎이 떨어져 꽃길을 만든다.

꽃잎이 떨어져 꽃세계를 펼친다.

꽃잎이 떨어지니

발은어디에 두어야 할지

진달래의 꽃비 내린 길을 내가 간다

진달래 향기 내려앉은 곳을 내가 걷는다

님이 가실 길에

아름 따다 뿌려진 꽃잎

가시는 걸음 걸음

님의 생각, 님의 마음.

아쟁산조에 꽃잎이 날린다.

초록을 머금은 세상 속을

꽃잎이 날린다.

아쟁산조 속에 봄이 어린다.

떵 떠덩 덩 으으음. 아아

흐트러지는 산조에 꽃잎은 날리고

가락 가락에 맺히는 꽃잎들.

일정한 형식도 없이 사연이 살아나고

보이는 광경이 산조가 되고 마음이 된다

 

쇠로 만든 조각위에 꽃잎이 몇점

하나의 추상처럼 모습이 빛난다.

아름다운 것을 그대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욕심이다.

할 수 없는 것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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