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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서서

초현실적 자폐의 세계를 그리다…팀버튼의 세계

by 오늘도좋다 2022. 5. 15.

팀버튼은 자신의 바라보는 자폐의 세계를 그려낸다. 초현실적인 세계와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의식이라는 세계를 그려낸다는 생각도 없이 그냥 자신에게 비쳐진 이미지를 대중적인 애니메이션과 영화 속에 펼쳐보인다. 잠시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에 코드를 맞추어보면 어렴풋이 이해가 간다.

전시장 입구 전광판

동심이라는 아직 사회적 제약을 덜 받는 세계. 어렸을 때 꿈의 모습은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 어린 아이들의 행태를 보면 천진하기도 하지만 천진이라는 속에는 벌레를 해체하는 무심한 잔인함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팀버튼은 초현실주의자와 같이 작위로 작품을 기획하지 않는다. 무의식 세계를 어렵게 관념적으로 바라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팀버튼은 초현실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팀버튼은 자신의 고유한 세계를 그려내고 우리는 우리 속에 언젠가 접했을 법한 이미지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세계적인 영화감독 팀 버튼 감독의 동화와 현실을 오가는 지난 50년간의 몽환적 작품세계가 동대문 DDP에서 4월30일부터 9월12일까지 펼쳐진다. 대표적인 작품 '가위손', '배트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의 기괴한 캐렉터들과 이야기를 한꺼번에 만나게 된다. 총 520여점의 스케치와 드로잉, 조각, 영화 및 사진, 설치작품 등 입체적인 볼거리를 보면서 팀버튼의 메타버스 속으로 빠져든다.

 

전시회 제목은 'The World of Tim Burton', 9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장 입구는 거미줄과 같은 환상의 동굴처럼 우리를 맞는다.

<section 1> INFLUENCES(영향력) : 팀 버튼의 시작​​

팀 버튼의 초기 작품을 볼 수 있다. "저는 언어 구사력이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를 그림으로 그리는 게 더 쉬웠어요."라고 팀버튼은 이야기한다. "나는 항상 괴물이 좋았고, 괴물 영화를 정말 즐겨봤다. 한 번도 그들이 무섭다고 느낀 적이 없다. 보통 아이들은 동화 속 예쁜 그림을 더 좋아하지만, 난 사람들이 괴물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괴물들은 주위 인간들보다 훨씬 더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팀버튼의 생각인가보다. 

 

<section 2> Holiday 특별한 홀리데이​​

팀 버튼의 고향, 캘리포니아의 버뱅크(Burbank)LA 옆에 작고 조용한 시골 동네. 그래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이웃들은 집과 마당을 화려하게 꾸민 모양이다. 붉은 벽면에 눈이 내리고 어릴 때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작품들이 우리를 꿈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어지는 푸른 방에는 온갖 청색의 동물들이 둥근벽을 둘러싸고 가운데에서 회전목마가 돌아간다. 동심은 원색적이며 우회하지 않으며 직접적이다.

 

<section 3> The CARNIVALESQUE 유머와 공포

 

유머와 공포라는 상대적인 개념이 동시에 융합된다. 빙글빙글 꼬인 혓바닥, 밖으로 튀어나온 눈동자, 불쾌한 기운을 가진 광대들은 웃기면서도 공포스럽다. 그것은 우리의 생각이다. 괴기하다는 것은 웃기는 것이다. 그래서 재미있지만 그래서 공포스러운 것이다. 즐길때는 모르지만 우리의 행위를 다시 생각하면 두려운 것이다. 그것이 현실인 것이다.

 

<section 4> SURATIVE WORKS 인물에 대한 탐구​​

 

우리는 현실을 보지만 팀버튼은 그와 다르게 묘사한다. 원근법을 깨고 인물에 대해 스스로 느끼는 감정에 따라 그대로 표현한다. 유명인들과 가족들 등 다양한 사람들의 캐리커쳐는 팀 버튼의 과감한 상상력에서 전개되는 내면의 이미지들이 표출된 결과물이다. 인간과 동물, 신화 속 캐릭터가 모두 섞여 그의 이미지로 창조된다.

<section 5> The MISUNDERSTOOD OUTCASTS 오해받는 낙오자​​

 

<유령신부>, <가위손>,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1993)의 잭 스켈링턴, <프랑켄위니>(1984, 2012)에서의 스파키 같은 주인공 캐릭터들이 동정심을 부르는 괴물들이다. 괴물들이지만 마음이 쓰이는 것은 인간의 근원적인 숙명인 소외라는 감정에 호소하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함께 살면서도 자신은 뒤쳐져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스스로를 사회에서 소외시켜 버린다. 누구나 한번 쯤은 이런 심정에 빠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공감대가 팀버튼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잊혀진 비밀인 것이다.

<section 6> FILM CHARACTERS 영화 속 주인공​​

 

팀 버튼의 영화 속 세계와 캐릭터. 페인팅, 비디오, 대본, 스토리보드, 캐릭터 모형들을 보며 팀버튼의 상상 속 아이디어를 엿본다.  그의 캐릭터와 이야기가 영화 스크린으로 펼쳐지는 과정을 따라가 본다. 대담한 발상과 자연스럽지 않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전개해 내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section 7> POLAROIDS​​

 

1992년부터 1999년까지 20 x 24 사이즈의 즉석카메라를 사용하여 제작된 작품들이 보인다.  폴라로이드 시리즈는 영화 세트에서 사용된 실제 캐릭터 모형들을 활용하여 촬영했다고 한다. 전시설명에 따르면 다른 시리즈는 영화 <화성침공>(1996)을 촬영했던 같은 사막 지역에서 촬영했다. 코믹하면서 괴기한 "카니발레스크" 테마의 <푸른 소녀> 시리즈는 분리된 육체와 팀 버튼 작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바느질 자국의 모티프가 상징적이다.

 

<section 8> AROUND THE WORLD 세계 여행​​

 

스케치북, 호텔 노트지, 식당 냅킨에 담겨있는 크고 작은 그림들. 오히려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록한 흔적에서 생각의 원형을 볼 수 있다. 더우기 이것들을 함께 묶어 전시하니 더욱 발상의 신선함을 추적해 볼 수 있는 것 같다. 나의 냉장고 갤러리도 이런 수법들을 도입해야겠다고 잠시 생각해 본다. 스쳐 지나가는 순간적인 생각들을 그냥 놓치지 않고 잡아두자.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영감들 속에 새로운 상상력이 자라나는 것이다. 팀 버튼의 몽환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이미지들이 이렇게 탄생할 수 있었구나 하고 짐작해 본다

 

너무나도 멋진 세계다

 

<section 9> UNREALIZED PROJECTS 실현되지 않은 프로젝트​​

 

실현되지 못하고 작업이 중단된 팀 버튼의 필름, 텔레비전, 그리고 책 프로젝트를 본다. 이번 섹션은 아이디어 발상 단계에서 더 이상 구체화되지 않은 것도 있으며 어떤 것은 실현되었지만 팀 버튼이 의도한 콘셉트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프로젝트도 있다고 한다.

 

전시회 관람이 끝나면 문이 열린다. 팀버튼의 메타버스에서 나와 현실로 돌아온다. 아쉬운 듯 다시 한번 문을 돌아본다.

전시장 안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현실에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들과 사진을 찍으며 팀버튼 세계에서의 아쉬움을 달래본다.

 

나의 관람일은 5월 12일. 얼리버드 티겟을 1만원에 미리 구입. 2013년 4월 12일 서울시립미술관 팀버튼 전시회를 보고 팀버튼에 매료되어 영화도 몇편 보았는데 이번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는 소식에 기대만발.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는 예술가다. 다시 팀버튼 감독 영화 서너편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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