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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서서

톰삭스 스페이스 프로그램…돈키호테적 우주탐험의 미학

by 오늘도좋다 2022. 7. 19.

아트선재센터는 톰삭스 개인전 <톰삭스 스페이스 프로그램: 인독트리네이션>을 6월 22일부터 8월 7일까지 개최한다. 톰삭스는 일상적 물건을 활용한 브리콜라주의 방법론을 사용하는 공상적 조각가이다.

 

우리가 다른 세계로 가는 이유는 우리가 이 행성을 망가뜨려서 새로운 터전을 찾기 위함이 아니라, 이곳 지구에서 우리의 자원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함이다.” <톰 삭스, Tom Sachs)

톰 삭스의 말이 과학적으로나 미학적으로 맞는지 나는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하여튼 이것은 우주탐험이라는 미학적 프로젝트다.

 

인류는 우주 탐험의 쾌거를 이루며 앞으로 나가지만 개개인이 공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우주탐험은 NASA(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라는 거대 사회 조직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비해 우리는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NASA20021년 예산은 233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는 약 26조원 수준이라고 한다. 최신의 과학적 연구 결과가 활용되어 우주탐험은 계속되고 있다.

지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우리는 소외되고 있다. 이런 개인적 왜소함이라는 우울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톰 삭스는 자신의 NASA 스튜디오를 바탕으로 돈키호테적 우주탐험을 기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트선재센터에서 <우주 프로그램에 대한 세뇌교육, SPACE PROGRAM: INDOCTRINATION)을 실시한다.

사람들은 지하 재교육센터(Re- Education)에서 먼저 영상물을 보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들 한다. 인터넷에는 우주비행사 시험에 탈락할 경우 이곳에서 재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재교육장이라 명명했다고들 하는데 나의 해석은 이와 다르다.

톰 삭스의 돈키호테적 우주탐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려면 프로그램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어야 하고 믿음은 꿈을 실현시킨다. 기존 세상의 편견을 해체하고 우주 프로그램의 행동 강령을 재교육을 통해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인터넷과 유튜브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불완전하지만 사전 재교육을 받은 상태라 2층에 올라가 톰삭스 NASA 스튜디오에서 준비한 우주복 등 우주탐사에 필요한 여러 장비를 돌아본다.

여러 차례 탐사를 통해 누더기처럼 보이는 우주복들 하나 하나에는 고유의 SN이 붙여져 있고 동복과 하복 그리고 탐사 작업복 등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하나 하나 살펴보며 탐험의 숨결을 느껴본다. 두루마리 화장지로 제작한 로켓발사대가 모형이 잠시 주의를 환기 시키지만 실제 작동할 것만 같은 발사대의 스위치를 보면서 우리는 다시 몰입하게 된다.

로켓발사 동영상을 떠올리며 실제 사용이 가능하리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2022625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로켓 소유자들의 참여하에 로켓발사가 이루어졌다. 관련 동영상에 의하면 발사대에 장착된 로켓은 발사된 후 낙하산을 타고 지구로 귀환되어 소장자에게 송부되었다.

묘한 NFT 프로젝트 경험을 소장자에게 서비스함으로써 톰 삭스는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를 더욱 높여간다. 계속해서 장비들을 살펴보면 단순 모형이 아닌 작동하는 기제를 더함으로써 참여자들의 흥미를 끌어올리고 있다.

점화장치를 보면 카메라와 연결된 모니터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으며 장비 부속들의 분위기가 어린 시절 과학교재로 만들기를 하는 흥분을 선사한다. 이것이 이번 전시에 유독 젊은 남성 참여자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이에 더해 지드래곤과 BTS 등 국내 셀럽들의 참여와 이를 인증한 인스타그램 사진, 나이키와 협업한 화성탐사 신발의 전설들이 톰 삭스의 프로젝트에 힘을 더한다. 여기 저기 눈에 띄는 성조기가 미국의 패권을 과시하고 있다. 톰 삭스가 자본주의와 기술문명에 대한 사회비판적 시각을 드러낸다고 말하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MUSEUM OF THE MOON>에서는 일본식 다도가 우주 프로그램과 어울려 이야기를 펼쳐보인다. 한국의 도공이 만든 깨진 차사발에는 NASA라는 글자가 선명하고 일본 사무라이의 투구, 차주전자. 미국 성조기 위에 말차를 타먹는 차상이 차려져 있다. 얼마나 일본 문화를 이해하고 톰 삭스의 세계와 접목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가 정한 규칙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우주비행사 ID카드는 일과시간 중 매시간 선착순 15명에게 부여된다. 인원의 제한으로 프로그램의 가치를 높이고 존중받게 되는 것이다. 톰 삭스의 미학에는 이와 같은 심리학적 기제도 포함이 되어 있다. 적절하게 관람자나 참여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등 특별한 배려를 부여한다.

ID카드를 발급하는 시험장은 <INDOCTRINATION>이라는 현수막이 기꺼이 톰 삭스가 정한 규칙에 순종하도록 참여자를 압박한다. 우선 나사를 분류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단순한 분류를 계속하며 우리는 톰 삭스의 원칙에 길들여진다. 정리 정돈하라! 지디도 여기서 시험을 치렀다고 한다.

지원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지원서 하단에 습득지식과 이해도를 측정하는 7개의 문제가 있는데 이중 4개 이상을 맞추어야 한다. 신청서를 작성한 후에는 면접이 이루어진다. 면접에서는 SNS 팔로우 숫자 등 가벼운 질문이 진행되고 ID카드가 발급된다.

톰 삭스가 만든 세계가 나름 정교하고 재미있다. 정돈된 어찌보면 조잡해 보일지도 모르는 톰 삭스의 스튜디오. 작품 하나 하나가 아닌 톰 삭스가 만든 모든 작품들과 추종자들이 함께 연결되어 만들어진 전체가 그의 작품이며 그의 미학인 것이다.

나의 관람일은 2022년 7월 17일 관람료 만원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전시 중인 <로켓 팩토리 페인팅>은 톰 삭스의 또 다른 진화를 보여준다.

 

톰 삭스 <로켓 팩토리 페인팅>…NFT시대 믿음의 미학

포트힐 빌딩 2층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는 톰 삭스 <로켓 팩토리 페인팅>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기간은 6월 25일부터 8월 20일까지다. 이와 함께 아트선재센터  <톰 삭스 스페이스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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