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무도회»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마스크 착용이 별안간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에 위축된 미술 전시를 위해 MMCA 큐레이터(국립현대미술관 임대근 현대미술2과장)들이 던지는 작은 메시지다. 한 쪽 벽에 붙은 메모에는 괴테 파우스트 중에서 '희망'의 대사‘가 적혀있다.
“반갑구나, 사랑스러운 자매들아! 너희들은 어제도 오늘도 가면무도회에 푹 빠져있지만, 나는 아노라 너희들 내일 가면 벗을 것을.” 마스크를 벗을 그 날을 기원하는 간절한 기도의 소리가 <가면무도회>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권진규,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곽덕준, 양정욱, 김정욱, 자크 블라스 등 MMCA가 소장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 41점이 전시되어 있다. 탄소 배출 저감 실천의 일환으로 이전 전시에 사용되었던 가벽과 각종 구조물, 조명 등을 최대한 활용했다고 하지만 «가면무도회»는 전시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코로나 시대에 차분하게 소장품을 재조명해 보는 자리라 할 수 있다. 과천관 1원형전시실에서 2022년 4월 13일부터 7월 31일까지 열린다.
전시실 입구 파사드에 영화에 등장하는 가면들의 명장면을 앤솔로지로 구성한 영상이 인상적이다. 영화 속 음악들이 가면이라는 단어와 결합하여 전시실 내부로 우리를 이끌어 들인다. 가면을 벗기고 진실된 이미지에 도달하려는 미술의 염원이 이번 전시에서 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우리는 전시장으로 들어선다.
전시는 주제별로 구분되어 있지도 않지만 가면이라는 주제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몇몇 작품도 있지만 관객이 그 동안 소외되었을지도 모르는 소장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자연스럽게 제공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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