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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맛을 우려내다

동지에는 단연 팥죽

by 오늘도좋다 2022. 12. 21.

12윌22일 동지의 절기음식은 단연 팥죽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동지 전야에는 팥죽을 만들어 먹는다. 올해는 고속 믹서기로 팥을 갈았더니 더욱 곱게 갈린다. 기술은 우리에게 시간과 편의를 제공하며 세상과 풍속을 바꾸어 나가지만 나는 추억으로 새알심을 빚어 오늘에 새기며 내일을 기약한다. 절기음식의 맛은 마음과 정성이니....


동지에는 예로부터 동지팥죽을 끓여먹으며 설 다음 가는 작은 설로 여겨 나이 한살을 더 먹는다고 한다. 일년 중 가장 긴 밤 동지. 태음력을 쓰던 옛날 계절의 움직임을 알기 위해 태양력을 도입한 것인데 옛 시골 어른들은 음력이 양력보다 절기를 더 잘 알려준다고 생각을 했으니.

 

황진이의 시조에서는 '동짓날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어'라는 대목이 나온다. 정말로 계절의 느낌을 따듯하게 풀어내는 문학적 표현이다. TV도 없는 긴긴밤에 화로에 둘러 앉아 풀어져 나오는 이야기들이 이어져 전설을 만들어낸다. 동짓바람에 차가운 팥죽을 밤참으로 한술하면 전설은 바로 꿈이 되고 미래가 된다.

한편으로 팥죽은 액을 막고 악귀를 물리친다고 생각하며 붉은색 팥으로 동지에는 죽을 끓여먹었다. 또한 팥은 여름의 양기를 응축하고 있어 음기가 가장 왕성한 동지에 먹어 음양의 조화를 이루게 한다는 것이다

내가 만드는 동지팥죽

남편은 특히 팥을 좋아한다.


 1 팥 삶기
팥을 물에 한시간여 담군 후 돌솥에 넣고 끓이다가 첫물은 따라 버린다. 팥에 물을 붓고 푹 무르게 삶는다.

 2 팥 으깨기
팥을 믹서기에 곱게 갈아 팥물을 받아낸다

 3 새알심빚기
방앗간에서 빻아온 찹쌀가루(현미찹쌀, 귀리,렌틸콩을 하룻밤 불려 물기를 뺀 후 소금넣어 방앗간에 가 빻아온다) 에 뜨거운 팥물과 생강청을 넣어  익반죽을 한다. 잘 주물러 동그랗게 예쁜 새알심을 빚는다.

 4 팥죽 끓이기
팥물을 냄비에 넣고 끓인다. 끓어오르면 새알심 넣어 나무주걱으로 눌지 않도록 저어가며 끓이다가 새알심이 떠오르면 소금으로 간을 한 후 생강청 넣어 맛을 살려 그릇에 담아 상에 올린다.


동지팥죽과 함께 맑게 담궈놓은 석박지를 함께 상에 올린다. 별식으로, 동지의 의미를 새기며 정성이 더해져 맛있게 끓여진 동지팥죽에 석박지의 맑고 시원한 맛이 어울리면 기분좋은 한끼 식사가 행복이 된다. 


동지가 지나면 날은 추워지지만 하늘은 이제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주역에 따르면 동지로부터 극성한 음기를 밀어내며 아래로부터 양기가 자라나 일양이 돌아오는 것이 바로 입춘이다. 천체의 흐름상 새로운 시작은 동지지만 우리가 체감하는 한해의 시작은 입춘이다.  

 

스테판 하우저의 연주로 사랑의 인사를 들으며 몸과 마음이 함께 어울려 춤을 춘다. 너와 내가 마주하여 겨울을 녹이며 한해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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