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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서서

캠프, 미디어의 약속 이후…예술의 정치적 저항… 백남준아트센터

by 오늘도좋다 2022. 2. 6.

먹을 음식이 있고 마실 물이 있는 세상을…백남준아트센터에서

겨울 아침 햇살이 쏟아지면 백남준아트센터의 2층 전시실은 유리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이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 2022.1.14 일은 추워도 나름의 기대를 안고 백남준아트센터를 찾았다. 오늘의 전시는 '캠프 미디어의 약속 이후'다. 전시는 사전 정보없이 맞부닥쳐서 눈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좋다. 오롯이 자신의 관점에서 체험한 후 점차 다른 정보와 교류하며 감동의 깊이를 더하고 폭을 넓히는 것이 예술의 본령이 아닐까?

백남준 아트센터에 도착해 오늘은 1층을 지나쳐 2층 빛과 작품이 만나 펼치는 예술의 향연을 보기 위해 올라간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유리창을 다 막아버렸다. 대형 스크린이 전시장을 둘러 싸고 인도 작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빛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대형 화면들을 둘러본다. 그래도 백남준 아카이브가 전시된 한편에는 빛의 향연이 함께하고 있었다.

회귀, 어디로 돌아가자는 것인가

땀은 우리것이었지만 땅은 우리것이 아니었어요/ 우리가 그들에게 행복을 주었어요/ 자본의 규칙이거든요 노래가 경쾌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외치는 소리가 인도 음악 속에서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흥얼거림으로 계속되고 있었다.

인도의 노래가 이어진다. 삶의 몸부림을 음악으로 영상으로 노래로 전한다. 다큐멘터리로 우리에게 다가선다.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명령을 내린다. 우리의 감각에 직접 명령한다. 행동하라!

공공의 규칙. 먹을 음식이 없고 마실 물이 없고 입을 옷이 없고 이건 어떤 규칙이에요. 잘못된 규칙이죠. 친구들이여. 자매들이여 형제들이여 우리의 노동으로 땅을 팠어요. 진흙으로 모르타르를 만들었고 모리타르로 벽돌을 만들었어요. 벽돌로 궁전을 지었어요. 그게 지금 하늘까지 닿습니다. 영상은 그 하늘을 보입니다. 부자들은 이득을 얻었어요. 도시가 나타난다 그들에게 우리가 행복과 평화를 주었죠.

노래는 계속되고 뭄바이의 영상이 이곳 저곳에서 계속 돌아간다. 정확한 의미를 알 수는 없지만 자막을 통해 보고 노래를 통해 듣는 인도의 리듬을 통해 삶의 고단함이 밀려온다. 그리고 신자본주의의 부조리를 우리는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무빙파노라마가 말하는 7개의 인도 이야기…삶에 우러나는 정치적 외침

작품 안내문을 본다. 작품명은 무빙 파노라마다. 7막의 비디오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0. 비디오 이후의 도시· 1.전기의시간과공간· 2.TV정치학· 3.사회적 CCTV· 4.허술한추상화· 5.그레이박스,브라운보트,그리고바다· -1.회귀 번호를 붙힌 것도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 사실 이해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마지막이 -1인 것이 작가들의 문제의식을 나타내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위의 노래말들은 회귀에서 가장 많이 쏟아져 나온다. 노래에 대해 미술관 안내원에게 물어보았다. 큐레이터는 나중에 조사하여 알려주겠다고 전해왔다. 그리고 며칠 후에 답신이 왔다. 아트센터 직원들의 성실한 응대에 감사한다.

문의주신 <무빙 파노라마> 작품 후반에 나오는 노래는 공식적인 제목은 없습니다. Vilas Ghogre라는 인도의 사회활동가가 시로 지어서 노래로 불렀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이 노래를 Katha Suno Re Logo Avahan Natya Manch (Listen to a story, people!)라고 불렀습니다. Vilas Ghogre는 인도 카스트제도의 하층민들을 위해 싸우다가 1997년 자살하였고 인도에서 그를 기억하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전시회 영상과 같지는 않지만 노래는 같은 것을 유튜브에서 찾았다

전기의 시간과 공간…단순하고 명쾌한 정치적 수사

상대방의 선풍기가 빨라지며는 다른 쪽이 느려진다는 것을 여러 CCTV의 영상을 다른 화면에 함께 뿌려서 작가들의 메시지를 분명히 한다. 단순하고 명쾌한 사회주의에 대한 주장이 작품 속에서 드러난다. 부족한 전기를 통해 정치적 메세지를 단순화하여 전달하고 있다. 복잡한 정치적 수사를 뒤로 하고 단순하고 명료한 삶의 논리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비디오 에세이들도 마찬가지의 이야기를 다른 장소의 다른 이야기. 주로 CCTV를 이용해 잡은 영상을 통해 드러낸다. 왜 CAMP가 정치적인지 사회주의를 내세우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거 저것을 둘러보는 동안에 다시 노래가 시작되고 또 끝을 향해 달려간다.

CAMP의 메세지를 다시 음미하며

그들은 법안을 통과시켰어요. 우리는 현재 고발당했어요. 우리 막사는 경찰들이 무너뜨렸어요. 호되게 맞을 것이고요 왜 이런 거죠. 왜냐하면 경찰의 규칙이거든요. 건축업자의 규칙이에요. 친구들이여 그러한 조직의 힘으로 그러한 단결의 힘으로 잘못된 구조를 지키고 우리들의 정부를 갖게 되면 모든 가구는 대개 수명을 갖게 되고 우리들의 정부를 갖게 되면 오늘을 위한 부름을 선포할 그럴 때야 비로소 아픔이 사라졌고 언제 일어날까요. 먹을 음식이 있고 마실 물이 있고 살집이 있고 입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8개의 대형 스크린에서 다양한 시점과 목소리가 하나의 메세지를 펼쳐낸다. 그들의 사회주의를 위하여 그들은 노래한다. 삶의 절규로서 노래하며 그들의 세계를 향해 나간다.

'카메라의 라이브 안무'라는 을지로와 연결된 실시간의 전시

다른 방에는 을지로에 설치된 CCTV의 영상이 실시간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것이 이들 그룹의 작품을 만드는 방법인가 보다. 무작위한 영상에서 추출하여 무엇인가를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느끼기에는 그 어느 한마디로도 족하다. 먹을 음식이 있고 마실 물이 있는 세상을.

백남준아트센터 인스타그램은 2022. 1.20 눈내리는 을지로 CCTV 영상을 보내왔다. 이제 미술이 이렇게 변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것도 하나의 아름다운 기억이 된다는 것을 몸으로 부딪혀 느낀다

CAMP 스튜디오에선 지금

을지로CCTV는 전시기간 중 CAMP의 스튜디오를 통해 실시간으로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되고 있다. 다음은 CAMP 스튜디오 링크다. https://cctv.camp/ 연결하면 현재 을지로 영상이 실시간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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