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다.
소원성취 만사형통을 빌며 냉장고를 꾸민다.
우선 냉동실문은 꽁꽁이로 냉장실문은 생생이로 명명한다
'일상에서 찾는 미학 22-1' 전시를 열다
작품 전시기간은 2022.2.1 ~2.13
그래서 꽁꽁이에는 소원성취를 주제로 설치
국립중앙박물관 '조선 승려장인' 전시를 보고 인스타그램에 올리니 소원성취 카드를 준다.
룸비니에서 마야부인의 옆구리를 통해 석가모니가 길 위에서 출생하는 장면이 그려진 팔상도의 '비람강생상'의 부분이 그러진 분홍색 카드
연꽃이 피어나는 물위에 선 관세음보살도의 부분이 그려진 카드
정성을 담아 손에 드리운 정병에 색을 더하여 붙인다
카드 뒷면에는 소원성취가 새겨져 있다.
동자승이 조각된 돌마그넷을 위에 얹어 장식했다.
태어나는 것은 발원의 시작이다. 부처 생애 가운데 중요한 순간을 여덟 폭의 그림으로 그린 팔상도 중 두 번째는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이다. 석가는 태어나며 외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이 탄생게송에는 태어나자마자 삼계의 일체 중생을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겠다고 서원이 담겨 있다. 소원은 또한 발원하여 성취되는 것이다.
정병은 맑은 물을 담아두는 병으로, 승려가 지녀야 할 열 여덟 가지 물건 중 하나였다. 불전에 바치는 깨끗한 물을 담는 그릇으로 사용되었다. 불교의식을 할 때 솔가지로 감로수를 뿌림으로써 모든 마귀와 번뇌를 물리치도록 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소원이 이루어지려면 마귀와 번뇌를 물리쳐야 한다. 하여 관세음보살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햐여 정병을 지니고 다닌다.
분홍빛 바탕 위에 세필로 소원이 태어나고 관세음보살 정병을 청옥으로 단장하여 노란 끈으로 나의 소원지를 달아매니 새해의 소원도 성취되려는가? 바위 뒤에서 슬쩍 고개를 내민 동자승이 그것을 궁금해 훔쳐보네
생생이에는 옛 시절을 그리며
박수근의 '골목안' 그림을 바탕에 두고
장욱진의 1951년에 그려진 나룻배를 탄 사람들이 그려진 마그넷을 얹었다.
옆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 중인 이건희컬렉션 중 김환기의 리플렛 사진을 오려 붙였다.
나는 그 당시를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시대상을 느끼고 공감할 수는 있다.
아래의 마그넷은 내가 좋아하는 모란디의 정물화 마그넷이다. 절제된 색채로 단순화된 형태를 통해 고요한 세계로 이끄는, 시간의 두께를 보여주는 그의 그림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게 해 준다.
차분한 생각들로 화면이 넘친다. 우리나라의 대표작가의 작품들이 서로 잘 어울린다. 모란디의 작품도 밀어내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감싼다. 작가들이 모두 포용하는 그림들을 그렸기 때문일까? 그럴리는 없다. 내가 이들을 어울리도록 이리 저리 배치한 덕분이다. 이만하면 잘 된 것일까? 일상속의 큐레이터. 사실 상을 차릴 때도, 냉장고 안이나 장에 물건을 진열할 때도, 우리는 큐레이터이자 전시기획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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