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테르담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이 기획한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시가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렸다.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는 게티 이미지사진전이, 2층에서는 앙리 마티스: 라이프 앤 조이전이 열리고 있었지만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시가 로테르담 여행시 보았던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의 추억을 소환하여 나를 전시장으로로 이끌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의 초현실주의 작품을 망라한 것이다. 아니 그저 그렇다 하더라도 한번 보고 싶은 전시였는데, 와서 보니 여행 때 본 좋은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어 반가웠다. 다만 보이만스 반 뵈닝겐에서는 자유롭게 찍을 수 있었던 사진을 한가람미술관에서는 촬영불가라 하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기억을 돌이켜 보니 벌써 4년이나 됐다. 한달 간의 북유럽 여행을 하며 로테르담에서 이틀 머무르며 로테르담 역에서 내려 맨 처음 찾았던 미술관이다. 미술관을 찾아 트램에서 내리니 바로 옆으로 운하가 흐르고 주변은 바람에 흔들리는 야생초들이 보인다. 도시의 운하가 자연친화적이며 깨끗하다. 도시는 도시인데 자연과 어울리도록 디자인이라도 한 것처럼 도시가 상큼하다.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에서 뮤지엄패스를 끊었다. 네덜란드의 박물관 입장료가 만만치 않아 여러 미술관을 둘러 보려면 일년권의 티켓을 끊어 관람하는 게 훨씬 저렴하다. 가격은 59.9유로로 일년동안 이용할 수 있다. 네덜란드에 불과 3박4일 머무르지만 주요일정이 미술관 투어이니 개별 입장권보다는 그래도 유리한 가격이다.
미술관에 들어서니 새장 형태의 예쁜 물품보관소가 있다. '아 이런 것도 있네' 하는 감탄사가 나온다. 메고 있는 작은 가방을 넣고 매표소에서 받아 온 플라스틱 코인을 넣고 잠궜다. 코인은 사용 후 반납하면 된다. 1유로 동전을 사용해 보관할수도 있다.
옷 보관소도 흥미롭다. 도르래의 원리로 끈을 조절해 옷걸이를 내린 후 옷을 걸어 천장 가까이 올려 보관한다. 신선한 충격으로 이 자체가 작품이구나 싶었는데 이것 자체가 작품이다. 네덜란드 디자이너 Wieki Somers의 <회전목마 코트걸이 Merry-go-round Coat Rack dldjTek>이다.
전시실 전시도 여유러운데다 밖의 풍경까지 유리문을 통해 끌어안고 있어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순례자> 작품을 실제로 처음 만난 곳이라 더 기뻤던 미술관이다. 사람도 많지 않고, 알짜배기 미술품이 많아 가슴 설레었던 곳이다.
12시에 찾은 미술관 레스토랑
정원의 나무와 잔디, 호수와 분수까지 조각들과 어울린 바깥 정원을 그대로 끌어안아 들어서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며 흥분이 되었다. 뷰가 좋으니 음식 맛까지 좋아 미술관의 추억은 지금까지 설레는 마음으로 간직하고 있다.
전시실 방마다 창쪽 아래 의자가 놓여있다.
마크 로스코, 루벤스, 렘브란트, 브뢰겔, 히에로니무스 보쉬, 앤디 워홀, 칸딘스키,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몬드리안, 뭉크, 피카소, 빈센트 반 고흐, 드가, 피사로, 클로드 모네, 로댕, 폴 세잔느, 드가 등 대가들의 작품이 멋진 공간에 안겨 빛을 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브뢰겔의 바벨탑과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Pediar> 를 만나 기뻤다.
사람 상반신 얼굴만 모아 전시된 방에서는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며 느낌을 더하고
한쪽 옷걸이에 걸린 옷들이 거울과 어울리고 곳곳에 탁자와 의자가 있어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당시로서는 새로운 충격이었다. 액자 위를 덮어둔 가리개를 살짝 들어올려 직접 감상하도록 하는 방법까지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방법들을 만나게 되어 기억에 남는 미술관으로 간직되고 있다.
미술관 마당도 독특했다.
커다란 새장 형태의 둥그런 조형물안에서 몇명의 청년들이 안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모습까지 새로운 형태로 다가왔던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의 소장품이 우리나라에서 전시된다 하니
큐브하우스라는 멋진 작품 속 하룻밤 까지 예쁜 도시 로테르담은 내 추억에 자리잡은 인상적인 도시이다. 큐브하우스 건너편으로는 마르크트 할 시장이 우리를 유혹한다. 로테르담 기차역부터 다리 하나, 건물 하나, 시장까지 작품이 된 도시 로테르담은 설레는 기억 속의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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