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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맛을 우려내다

장독대 옥잠화꽃 향기를 추억하며 만든 찹쌀밥 고추장

by 오늘도좋다 2022. 2. 25.

내가 담그는 고추장은 정성에 정성을 담아 담담한 맛으로 싱거운 듯 산뜻하다. 일년동안 볶음과 무침, 찌개에 맛을 더하는 고추장 담기는 매년 2월 나만의 행사다.

질게 지은 찹쌀밥으로 만드는 고추장은 큰언니가 작은언니에게, 작은 언니가 나에게 전수한 비법이다.

괴산에서 정성껏 재배한 말린 무농약 태양초 고추를 사서 다시 한번 닦아 말린 고추는 상품 중의 상품이고, 명인이 만든 조청과 소금도 오랜 세월 간수를 빼낸 신안의 천일염을 끓여 만든 고운 소금을 사용하기에 재료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고추장 맛은 설명이 필요없다.

정성을 다해 햇빛 쐬이기를 거듭하지만 아무래도 도시살림에 햇볕이 충분하지 못해 아쉽다. 김치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다보니 예전과 같은 깊은 맛에는 미치지 못한다.


어릴적에는 장독대가 있어 큰 항아리에 장 담궈 보관하고, 된장 항아리와 고추장항아리가 옹기 종기 모여 햇살받으며 반짝거렸는데.

장독대 주변에 옥잠화꽃과 맨드라미꽃 심어 바람결에 꽃향기 베이도록 햇살과 바람이 엄마의 정성에 곁들여 깊은 장맛으로 건강 밥상을 만들었었는데. 그 장독대 위에는 정안수가 놓여 자식들 잘 되기를 두손으로 자나깨나 빌던 엄마의 정성이 놓이던 곳이기도 했다.


나의 정갈한 레시피

찹쌀 2kg
고운고추가루
메주가루 500g
엿기름 500g
조청
소주 반병
조선장 매실청 소금


찹쌀을 2~3일 물에 담궈 놓는다. 몇 차례 물을 갈아 주며 불린다.
엿기름을 한시간여 물에 불려 체에 받친 후 윗물만 받아둔다.

불린 찹쌀에 물을 부어 질게 밥을 짓다가 받쳐놓은 엿기름 윗물을 부어 익힌다. 눌지 않도록 몇차례 뒤집어 준 후 약불로 뜸을 들인다.

따뜻한 밥에 메주가루 넣어 나무주걱으로 섞는다.
한시간여 지나 한 김 식으면 고추가루 넣어 섞는다
조청 넣어 저어준다. 매실청도 넣어 단맛을 더한다.

하루 뒤 소금 몇차례 넣어가며 간을 맞춘다. 조선장도 더해 맛을 높인다.
햇살 쪼이며 수시로 고추장을 저어준다.
삼,사일 후 소주 넣어준다.

보관용기에 담은 고추장 위에 소금 뿌려놓는다.
햇살 좋은날은 뚜껑열어 해바라기를 한다.

잘 익었다 싶으면 고추장 위에 김으로 덮어 싱싱고에 보관한다.
고추장 위에 김을 올려놓으면 변질없이 잘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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