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느끼며15 남양 성모 성지…영혼으로 만든 공간 영혼으로 쌓아 올린 대성당 안에 묵주 기도가 울려 퍼진다. “예수님의 수난을 보시고” “저희와 온 세상에 자비를 베푸소서.” 영혼의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그려낸 영혼의 공간에서 이상각 신부의 묵주 기도가 믿음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그리 많지 않은 순례자들이 세상의 시름을 잠시 내려놓고 영혼의 휴식을 갖는다. 절대자를 향한 끝없는 믿음을 단련시키며 수태고지와 최후의 만찬를 주제로 한 현대적 성화가 제단을 장식하고 빛이 들어오는 길게 늘어선 창문을 배경으로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있다. 표정과 자세에서 흔히 보는 예수와는 많이 차이가 난다. 벽의 붉은 벽돌들이 예수의 보혈처럼 짙고 옅음을 통해 분위기를 잡는다. 천정의 창틈으로 들어선 빛이 하나님의 말씀이 되어 공간을 밝힌다. 건축가가 세심하고도 적절하게 디.. 2022. 4. 23. 아쟁산조에 꽃잎 날리고…모락 정원 사월의 노래 4월하고도 13일에. 간밤에 비가 오고 기온이 내려갔다. 꽃들이 갑자기 변한 날씨에 떠는 모습이다. 온도가 어제보다 10도나 떨어졌다하니 진짜 느낌이 다르다. 여름으로 달려나갔던 봄이 다시 봄으로 돌아왔다 초록잎과 함께 피는 벚꽃은 지금이 한창이다. 비가 왔는데도 나의 모락정원 산책길은 지금도 한창이다. 높이 솟은 벚꽃이 개나리를 거느리고, 개나리 꽃잎 위에 비에 젖은 벚꽃이 올라 앉았다. 등불처럼 매어 달린 벚꽃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도화꽃 붉은 향기에 취한다. 진달래 비를 머금으니 그 자태가 더욱 곱다 분홍빛 자태 초록과 어울리니 수줍음을 너머 청순함을 더하는데 비 내린 끝에 서니 힘주어 이겨낸 꽃잎에는 단단한 정조의 기품이 어린다 땅에서 흙냄새 솟구치고 초록의 내음과 함께 하니 싫지 않은 풋풋함이 .. 2022. 4. 14. 모락정원, 벚꽃은 오늘이 절정 사월하고도 십이일. 산책길 모락정원에서의 벚꽃을 본다, 매일 하는 산책인데다 날이 어제보다 흐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일시에 움을 띄워서 그런지 눈이 부시다. 초여름과 같은 날씨에 진달래도 개나리도 개복숭아도 목련도 일시에 만개했다. 생강나무꽃과 산수유는 이제 들어갈 지경이다. 꽃이 늦었다 했더니 자연은 따뜻한 봄기운으로 하룻만에 꽃을 피워냈다. 산에서 마주 하는 벚꽃은 과천 서울대공원 벚꽃과는 다르다. 화려함은 덜할지 모르더라도 자연스러움이 깊이를 더한다. 초록과 함께하여 화려함이 내면으로도 빛난다. 진달래꽃과 함께 하여 그 빛이 더욱 고웁다 자연은 섭리로서 명령한다. 모든 사물 속에 가지고 있는 본성에 명령한다. 피어라 꽃아! 피어라 꽃아!! 꽃이 피어야 하는 본성에 명령한다. 온도를 높이고.. 2022. 4. 12. 벚꽃 사월, 그 절정에 서다 사월하고도 십일일. 유난히 하늘은 푸르고 구름조차 순결한 백색으로 단장했던 날.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지만 오랫만에 대기의 기운조차 정갈한 숨결을 토해내는 아침에 햇살은 눈부시고 따뜻한 봄기운이 하룻만에 봄을 넘어 初夏의 계절을 향해 달리니 숨을 머금었던 벚꽃 움들이 일제히 터져 나와 우리들을 맞는다. 맑고 푸른 하늘 위에 하얀 하늘이 열린 듯 희뿌려진 벚꽃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숨을 머금었던 움들이 터지며 함께 피기 시작한 벚꽃들이 꽃숲을 이룬다. 순백의 화려함 속에는 겨울의 흔적도 고통의 흔적도 없이 돌아온 4월의 노래만이 온 세계에 가득하다. 오늘은 화사한 꽃송이 며칠 후엔 꽃비 흩날린 뒤 그리고 그리고 신록으로 아름다운 길을 지금 걷고, 느끼고, 맛보며, 바라본다. 과천 서울대공원 길에서 벚꽃.. 2022. 4. 11. 모락조각 공원에서 --- 하루가 지나고 나서 어제 조각공원에 만들었던 작품을 오늘 다시본다. ‘세상은 바뀌고’라고 써놓은 부분은 가 하루를 지내면서 더 또렷해졌다. 그러나 밑에 ‘아 세상에는’ 부분은 사라져 버리고 없다.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의 서사가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며칠 전 보았던 자코메티 그림자를 밤골 바위에서 다시 본다. 겨울에나 가능한 것이다. 더욱이 아침 이른 시간에 더욱 느낌이 있다. 시간마다 키가 어디까지 가는지 재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비교며 이야기다. 자코메티 작품에서 풍기는 느낌은 조형물이 어디론가 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디론가 가고 또 걸어가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바로 원시적 본성이다. 그것이 강하게 드러나 잊혀진 우리의 내면을 밝혀주기 때문일까? 2022. 1. 13. 모락 조각 공원에서 모락 조각공원에서 세상은 바뀌고 따라가기는 벅차다. 아 세상이여 모락현대미술관 초빙작가 TAE JEAN의 2022 무제 (즉흥성에 관하여) 2022. 1. 12.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