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화전
아직 수줍은 봄날
발그레 연분홍 꽃잎 꺾어
마음에 담아 띄우니
진달래 수줍움이 그득
아직 소쩍새 울지 않는 봄날
수줍은 처녀 하얀 속살 위
꽃잎을 펼쳐 자국 하나내니
기름내 향긋한 진달래 화전
이번 진달래 화전은 현미찹쌀, 현미, 귀리, 렌틸콩, 멥쌀로 떡가루를 만들어 빚었더니 부꾸미 색이 누런빛을 띈다. 그 색깔이 나름대로 곱다. 정지용의 향수의 한귀절을 생각게 한다.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와 같은 화전이 태어났다. 그것이 곱고 예쁘다. 이것이 미학이다.
진달래화전에 매실주 한잔 곁들이니 기름내음 속 꽃향기가 달다. 작은 꽃다지꽃도 하나 얹으니 봄바람이 접시에 가득하다.
이것은 순수 찹쌀로 만든 진달래 화전이다. 진달래 화전에서 깊은 봄향기가 울리고 산야초 꽃차에는 깊은 산골 물소리, 새소리가 향긋하다. 새악시 수줍음으로 가득한 연분홍 맛이다.
아직 드러내지 않은 초록의 봄날. 어수리 나물의 싱그러움을 함께 담아보았다. 화전과 산나물잎새전 위로 진달래꽃 뿌려 놓으니 이 또한 작품이다. 봄의 노래가 은은하게 배어난다. 어수리잎새전은 기름맛을 어수리가 잡아주어 담백하며 싱그러운 맛을 낸다.
산에는/ 꽃피네/ 꽃이 피네/// 갈봄 여름없이/ 꽃이 피네 ....
산에서 우는 작은 새요/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김소월의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라는 산유화는 봄날 산책길에 진달래꽃을 볼 때 잘 어울리는 시다. 진달래꽃이 피어있는 모습이 마치 시와 같아 저절로 한번 읊어보는 싯구절이다. 오히려 진달래꽃 시보다 더 잘 어울린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은 군을 이루며 피는 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년에는 벌써 피었을 진달래꽃이 이제야 수줍은 듯 분홍꽃잎을 내밀기 시작한다.
이름 모를 새소리들이 숲속 교향곡이 되어 봄의 음악으로 가득 퍼진다. 파란 하늘에 솜씨부려 풀어 헤친듯 수놓인 하이얀 구름이 유난히도 예쁜날에 진달래꽃 몇 송이를 손에 들고 봄을 가져왔다.
산들 부는 봄바람에 가냘픈 작은 노랑빛 꽃다지꽃이 흔들거리며 봄을 노래하고 있다.
꽃다지꽃 이름만 들어도 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예쁜 꽃 한송이를 가슴에 품어 왔다.
마음으로 새기는 나의 레시피
진달래꽃을 물에 띄워 마음으로 봄을 느낀다.
떡쌀가루에 오디청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익반죽한다.
잘 치대어진 반죽을 둥글납작하게 빚는다.
팬을 달구고 올리브유를 두르고 약불에서 찹쌀반죽을 지져낸 후 뒤집어 진달래꽃을 얹는다.
접시에 화전을 담아 꽃 중심에 잣을 끼운다.
어수리 잎도 올려 지져낸다.
찹쌀가루는 찬물에 충분히 불려 소금 넣어 방앗간에서 빻아 냉동실에 보관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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