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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맛을 우려내다

바람에 신록이 춤추는 아침, 피크닉 식사

by 오늘도좋다 2022. 4. 29.

밤 사이 내린 비가
일어나보니 멈춰섰다.
산 속 나무들 사이에서
품어 올라오는 연기같은 구름이
산봉우리 위로 올라서
하늘로 퍼지는 아침이다.

정제된 아침의 공기가
창문을 여니
온몸을 감싸 안는다

약간은 싸늘한 바람의 촉감이
너무도 좋다.
신록이 바람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는 아침이다.

그래, 오늘 아침은
피크닉 상차림이다.

마음으로 차리는 정갈한 나의 상차림

어제 사온 특별한 오골계 유정란을 깨끗이 씻어 찬물에 굵은 소금 집어넣어 9분정도 삶아 찬물에 담가 식힌 후 껍질을 까 놓는다. 알 크기가 너무 작아 삶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토마토는 위 껍질에 열십자 살짝 내어 끓는 물에 데친 후 찬물에 담가 껍질을 벗긴다. 강판에 갈아 꿀 조금 넣어 저어준다.

냉동실에 있던 100% 통밀빵을 꺼내어 전자레인지에 1분 돌려 해동시킨다.

피크닉 컨셉이니까
예쁘게 프린트된 천을 깔고
데코레이션을 한다.

빵은 바구니에,
토마토쥬스는 와인잔에,
달걀은 떡살문양 도자틀에,
과자는 비슷한 톤의
작은 쟁반에 담았다.

바람이 살랑거리는
들판에 앉은 기분으로
아침을 먹는다.

보통의 아침을 특별한 아침으로
내가 만들었다.

와인잔에 마시는 토마토쥬스는
또 다른 맛이다.

커피 한잔으로
특별한 아침을 마무리한다.

비알레띠 모카포트로 내린 커피를
향과 맛으로 마신다.

기분 좋은 저 밑바닥으로
시간의 소리가 보인다.

아, 벌써 4월이 가는 소리.
시간의 춤을


Ponchielli - Opera 'La Gioconda' 중 'Danza Delle ore' (Dance of The Hours)
4손을 위한 피아노 편곡을 Julian Reynolds & Peter Lockwood의 연주로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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