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메종 서울에서 개최되는 전시는 언제나 깔끔하고 상큼하다. 이번에는 알렉스 카츠의 6개 작품을 반향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하고 있다. 전시는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Fondation Louis Vuitton)의 컬렉션 소장품을 소개하는 “미술관 벽 너머(Hors-les-mur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22.12.09.에서 2023.03.26.까지 개최된다.
전시장은 한눈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명품을 만드는 회사답게 전시도 소장품도 명품이라는 생각이 잠시 든다. 지난번 타데우스로팍 서울에서 본 알렉스 카츠의 작품보다 더 느낌이 좋다. 특히 들어서며 보게 되는 <반향>은 왜 전시의 주제를 반향이라고 하였는지를 어떤 설명 없이도 느낄 수 있다.
반향 (Alex Katz-Reflection, 2018, 린넨에 유채)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추상적 풍경이 동양의 수묵화처럼 깊이를 갖고 다가선다. 삶에 삶을 더하며 색깔보다는 보다 본질적인 내면의 빛에 집중함으로써 추상적 사실을 보다 극적으로 드러내 보인다.
함께 전시된 <레드 하우스 3, 2013>, <검은 개울, 2014> 그리고 <숲 속의 인물, 2016> 등 작가의 후기 작품을 통해 풍경을 추상화해 나가는 작가의 여정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레드 하우스 3, 2013>는 풍경과 색상을 단순화함으로써 명료한 감정을 극대화해 나간다. 결국 예술의 대상은 감정이라는 작가의 생각은 “감정을 불러일으킨 주체는 자연이 아니라 예술입니다. 자연은 그저 예술을 위한 매개체일 뿐이지요.”라는 작가의 말에 그대로 드러난다.
<검은 개울 18, 2014>, 이제 개울물이 검은 빛을 띄고 풀잎이나 꽃잎만의 노란 빛으로 대조되어 빛난다. 점점 색조차 빛으로 단순화되고 느낌이라는 예술의 대상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이다
<숲속의 인물, 2016>를 보면 숲 속의 색은 흐릿해지고 수묵화 기법처럼 한 숨에 그려진 듯한 나무에서 붓의 터치가 문인화처럼 힘차게 생명력을 드러낸다. 색을 기반으로 한 서양화와 수묵의 동양적 수법이 어우러지고 있다.
전시 작품 외에도 매장입구에 들어서며 마주치는 쿠사마 야요이의 문양으로 장식한 매장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야요이의 호박문양을 배경으로 같은 컨셉의 의상과 가방들이 환상적인 야요이의 작품세계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스테인레스 반구들도 분위기를 더해준다.
나의 전시 방문일은 2023.1.17.(화)
<반향(Reflection)>에서 물에 비친 형상에 집중한 부분은 모네(Monet)의 후기작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모네의 수련 작품 중 하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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