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술관에 서서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MMCA덕수궁

by 오늘도좋다 2021. 12. 17.

박수근의 그림이 박완서의 나목이란 언어와 만나 그 때 그 시절 서울을 이야기 한다.


물론 박수근의 그림이 그 때 서울 그 모습은 아닐 것이다. 그의 작품은 미군들이나 외국인에 팔기 위한 삶의 의지로 더 한국다운 서정과 서사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박완서는 김장철의 나목이라 말한다. 왜 김장철의 나목일까. 한겨울이 더 추울텐데. 한겨울에는 이제 봄이
머지 않았다는 희망이 있다. 하지만 김장철은 이제 겨우 겨울로 가는 시련의 초입에 있으니 마음은 더욱 춥게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추위와 맞설 준비를 하는 것이 김장철인 것이다. 박완서는 건강한 삶의 서사를 작품 속의 두여인에게서 느꼈을 것이다.


박수근의 작품은 대부분 한복을 입고 있는데 작품 ‘실직’은 양복을 걸친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용산 주한미사령부 도서관에서 열린 개인전에 출품되었던 작품이다. 단순한 몇 개의 선과 질감이 암담한 감정을 무엇보다 더 잘 드러낸다.

임응식 '구직'이 연출된 시대상이라면 박수근의 실직은 사실적인 스냅 사진과도 같다. 자연스러운 감정의 응어리들이 화면 곳곳을 감돈다.

728x90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