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기획전 ‘메리 코스: 빛을 담은 회화’가 2021.11. 2일부터 2022. 2.20일까지 열리고 있다. 어렵게 시간을 내어 찾아간 시간은 12.12일. 일단 전시장을 돌아본다. 시원한 공간 구성에 단순한 작품들이 자신의 질감과 빛갈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실내 조명조차 밖에서 흘러들어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온다.
단순한 것은 명상적이다. 단순함은 작은 변화도 크게 증폭해 드러내 보인다. 추상이 추상을 거듭하면 단순해진다. 단순함은 작은 흠결도 쉽게 용서하지 않는다. 그리고 독자에게 많은 마음의 여지를 준다.
제1전시관 : 흰 빛 시리즈 White Light Paintings 중 '무제(내면의 흰색 띠들)'
- 2003, 캔버스에 유리 마이크로스피어가 혼합된 아크릴릭 -
무제라는 것은 단순하기에 제목을 짓기 어렵다는 뜻이다. 굳이 메세지를 전하자면 내면의 흰색 띠들 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다. 왜냐면 그저 아직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벽면과도 같기 때문이다. 가까이서 보면 가까운대로 멀리서 보면 먼대로 자신의 오롯한 빛과 질감을 드러낸다. 동양의 명상적 분위기지만 내려 놓지 못하고 강하게 자신을 드러내려 한다. 어쩌면 이러한 것은 생활 속에서 흔히 부딪힐 수 있는 풍경 중 하나가 아닐런지. 아니 자연의 빛과 자연스럽게 어울린 형상은 보다 더 큰 느낌으로 우리에게 다가선다. 새로운 미술을 찾아나선 미니멀리즘은 내면에 흰색띠를 만들기 위해 독자에게 너무 많은 부담과 권한을 주었기에 결국 자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제 4 전시관에는 ‘빛 회화 Light Paintings’로 불리는 라이트 박스 작업 <무제(전기 빛) Untitled (Electric Light)>(2021)이 설치되어 있다
빛을 담기는 담았다. 어느 이발관의 형광등 껌벅이는 빛과 같은 작품 하나가 방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무제(전기빛)이라는 작품이다. 아 거대한 사기극과도 같다. 이것은 벌거벗은 임금님과 같은 세상인 것이다. 무엇인가를 추구하다 보면 우리는 상당히 병적인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는 너무 과도한 의미 부여를 부여하게 된다.
AMMA의 무제(전기빛) 작품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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