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겨울 바다바람이 스민 감태향이 입안 가득 맴돌고, 전복의 구수한 맛이 유유히 혀 끝을 감아 올린다. 옅은 짠내가 맛을 돋구고, 제주도 구좌당근과 청도 미나리가 살며시 풋풋한 웃음을 웃는다. 이것을 감태전복죽이라 한다.
몇 해전 추운 겨울 신안을 찾았었다. 남쪽이라 그저 그런 겨울날이겠지 싶었는데 바다바람이 어찌나 매서운지 그때 섬의 겨울바람의 위력을 알았다. 바다가 눈앞인 엘도라도리조트, 짱뚱어다리와 염전의 느낌이 좋아 다시 가보고 싶은 섬이다. 무엇보다 들르는 식당마다 김치맛이 왜 그리 좋은지 김치맛이 그리운 곳이기도 하다. 배추 자체의 맛이 좋아 그런듯 했다. 시장에서 난생 처음 감태라는 것을 보게되었는데 추운 겨울 한철만 나온다 했다. 그때 소량 판매는 하지 않아 그냥 올라왔는데
이번 주말 마트에서 감태를 만났다. 어찌 해먹느냐 물으니 파래와 요리법이 같다 한다. 파래와 비슷하게 생겼다.
전복죽을 끓이면서 감태를 넣어보기로 했다. 처음이라 양을 적게 넣었는데 맛이 좋아 더 넣어 끓여도 되겠다. 신안 여행의 추억과 바다 바람소리가 들려온다.
오늘의 감태전복죽은..... 만점이다.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4계> 중에서 <항구의 겨울>
감태전복죽에는 항구의 겨울이 어울릴 듯하다. 전복도 전복이러니와 감태는 바다의 향을 실어나른다. 찬바람이 한번씩 휙하고 지나듯 첼로와 바이올린의 선율이 피아노 건반 위를 스치고 지난다. 그러고 나면 항구 선술집에 바다향이 퍼지듯 전복의 고소함과 감태의 짠내가 부드럽게 입안에서 퍼져나간다.
이렇게 만든다 나의 정갈한 레시피
당근과 마나리를 잘게 썰어 놓고,
감태는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는다.
전복은 치솔로 깨끗 닦아 씻은 후 숟가락을 넣어 껍질을 분리한다.
전복 껍질은 물을 부어 끓인다.
전복살은 이빨을 제거하고 내장의 모래주머니도 떼어낸다.
전복살과 내장에 쌀을 넣고 참기름 부어 달달 볶는다.
냄비 가장자리가 누른다 싶으면 물을 조금 부어가며 볶은 후,
전복껍질 끓인 물을 부어 중불에서 저어가며 끓인다.
물기가 어느정도 줄어들고 쌀알이 퍼지면 당근 넣어 저어가며 끓이다가,
미나리와 감태 넣어 한소끔 끓여낸다.
감태전
씻은 감태에 양파 청량고추 다져넣고,
우리밀가루와 튀김가루 넣어 차가운 다시물이나 맥주로 반죽을 한다.
스캡슐트 에그팬에 반죽을 넣어 앞뒤로바삭하게 구어낸다.
그러면 바다향이 퍼진다...
이영훈 <그대와의 대화>를 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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