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사해의 작은 영혼> 영상에서 울리는 종소리는 무속적 신비함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영상은 바람과 바다와 소리를 들려준다. 사해는 중앙아시아의 끝자락과도 맞닿아 있다. 중앙아시아의 무속적인 분위기가 작품에 가득 녹아난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사해의 작은 영혼> 2017, 영상설치, HD컬러영상, 사운드, 10 시간 33 분
뿌연 안개와 같은 물안개 속에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작은 종소리들의 합창. 아니 합창이라기보다는 시나위처럼 제멋대로 어울리는 소리들이 우리 마음을 자연의 시원으로 이끌어 가려한다.
무당의 빙글빙글 도는 춤사위처럼 화면은 떨고 있다. 자연스럽게 바람이 만들어내는 음악이 이미지를 살려낸다. 바람이 빨라지면 무당이 맴도는 것처럼 우리는 점점 무아경에 빠지게 된다. 무속적인 분위기는 자연이 엄혹할수록, 자연이 큰 도전으로 다가올수록 우리 마음 속에서 더욱 크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매어 바람에 날리는 하얀 천 조각에는 보이지 않는 하얀 먹으로 우리들의 소원이 메모되어 있다. 성황당에 걸린 색색의 소원지처럼 바람에 속절없이 흔들리며 종소리처럼 소원을 중얼거린다.
작품 앞에 깔아 놓은 모래가 작품의 깊이와 느낌을 더해준다. 한데 이것은 작가의 설계도일까. 큐레이터의 도발일까? 궁금해 진다. 작품 앞 긴 의자에 앉아 몸과 마음을 쉰다. 카페보다 더 편안하게 모든 것을 맡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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