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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서서60

<대지의 시간 #3>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사해의 작은 영혼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영상에서 울리는 종소리는 무속적 신비함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영상은 바람과 바다와 소리를 들려준다. 사해는 중앙아시아의 끝자락과도 맞닿아 있다. 중앙아시아의 무속적인 분위기가 작품에 가득 녹아난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2017, 영상설치, HD컬러영상, 사운드, 10 시간 33 분 뿌연 안개와 같은 물안개 속에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작은 종소리들의 합창. 아니 합창이라기보다는 시나위처럼 제멋대로 어울리는 소리들이 우리 마음을 자연의 시원으로 이끌어 가려한다. 무당의 빙글빙글 도는 춤사위처럼 화면은 떨고 있다. 자연스럽게 바람이 만들어내는 음악이 이미지를 살려낸다. 바람이 빨라지면 무당이 맴도는 것처럼 우리는 점점 무아경에 빠지게 된다. 무속적인 분위기는 자연이 엄혹할수록, 자연이 큰 도.. 2022. 1. 3.
<대지의 시간 #2> 주세페 페노네 대자연 속 겨울 노래 Giuseppe Penone 가 보여주는 대자연 속 겨울 노래 대리석 표면에서 뻗어 나오는 나뭇가지가 생명처럼 숨을 쉰다. 겨울 눈내린 벌판에 숨을 쉬며 드러낸 생명의 흔적처럼 우리를 아득한 자연 속으로 안내한다. 뒷면은 두들거리는 면에 목탄으로 윤곽을 드러내게 한 것처럼 자연스럽다. 눈밭을 걸어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눈내린 들판에서나 느낄 수 있는 사실감을 드러내 준다. ‘눈 내린 들판을 걸어 갈 때는’이라는 서산대사의 선시가 문득 생각난다. 2016 카라라 흰 대리석.브론즈, 벽면에 흑연 프로타주, 대리석:126 × 151 ×18cm 벽면:가변크기 흰 대리석위에 꽂힌 수십개의 작은 가지 모양의 브론즈가 흑연 프로타주 벽지를 배경으로 거대한 자연을 표현하고 있다. 하얗게 내린 눈이 소복이 쌓인 깊.. 2022. 1. 3.
대지의 시간 --- 전시 연출이 만드는 시간과 공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1전시실,중앙홀에서 전시를 2022년 1월2일 다시 만나보다. 1전시실 시원하게 뚫린 공간을 천정에서 커다란 둥근 구가 연결된 끈을 타고 내려와 작품들을 비추며 관객들까지 품어 안아 공간과 시간을 만들고 있다. 만들어진 시간과 공간은 또 다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작품들이 서로 서로 어울려 생명의 근원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몸과 마음이 쉬기에 충분히 의미가 있는 공간을 연출한다. 지난해 늦가을에 한번 둘러보고 좋아 다시 와서 보면서 궁금했던 점을 입구의 직원에게 물었더니 친절하게 답변해 주었다. 전시장 곳곳의 둥근 구를 처음에는 작품인가 했었다. 한 두개가 아닌것을 보고 의심을 품었다가 질문을 하게 된 것. 작가의 작품은 아.. 2022. 1. 3.
<대지의 시간 #1>올라퍼 엘리아손 시간을 증폭하다 크리스탈구에 담긴 시간증폭의 비밀은? 2022.1.2. MMCA 과천관 1전시실. 은박의 크고 작은 구들이 대지의 시간을 채우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하나 둘 헤쳐 나가다 보면 전시실 한 쪽 벽면에 명상을 하듯 작품 하나가 공간을 응축하여 기품을 뿜어내고 있다. 너무도 단정하여 오히려 자연스러운 조형물. 조형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무껍질을 속살처럼 드러내고 반질거리는 크고 작은 검은 조약돌이 우리의 시선을 잡아 끈다. 누구의 작품일까? 올라퍼 엘리아손의 다. 유목, 검은 돌, 크리스탈 구, 철로 이루어진 18× 118 × 14 cm 의 2015 년 작품. 한개의 크리스털 구와 11개의 까만돌이 1/4 쪽의 나무판 위에 올려져있다. 12라는 숫자가 시간을 상징하는것 같다. 겉면의 나무껍질은 그대로 살린.. 2022. 1. 3.
페이스갤러리 페이스 갤러리는 한남동의 대표적 건축물로 꼽히는 르베이지 빌딩에 자리잡고 있다. 2014년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매스 스터디스 조민석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이다. 페이스갤러리에는 현대미술가 알렉산더 칼더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칼더의 조각 7점과 회화 1점, 종이 작품 7점 등 총 15점이 전시되었다. 전시된 칼더의 작품보다 건물이 더 눈길을 끈다. 주변과 어울려 개방된 형태의 건물이 다양한 형태로 내게 다가선다. 모빌형태의 작품이 재미있다고 느꼈다. 그런데 알렉산더의 진면목은 오히려 리움 미술관 외곽에 전시되어 있는 거대한 주름(Grand Crinkly)에서 느낄 수 있었다. 원색의 모빌 그러나 고정된 움직임이 역동성을 갖고 다가선다. 역시 유명 작가의 걸작들은 나름 한.. 2021. 12. 28.
베네치아 아카데미아미술관에서 만난 게오르그 바젤리츠 머리는 땅을 딛고, 다리는 하늘로 솟았다. 나보다 훨씬 큰 사람들이 홀로 서서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그림을 거꾸로 세워 전시한건가...아니다. 처음부터 지금의 바뀐 사람을 염두에 두고 캔버스를 눕혀놓고 그린 것이다. 2019년 찾았던 베네치아 아카데미아미술관. 레오나르도다빈치 서거 50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레오나르도다빈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고, 1층 전시실에서는 독일 출신의 Georg Baselitz 회고전이 있었다. 바쁜 해외여행 일정에 만난 거꾸로 선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기억이 난다. 시간을 거슬러 가보면 200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잊을 수 없는 기억: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러시안 페인팅' 전시가 있었다. 가보기는 가보았을텐데 도통 기억이 없다. 그러나 어렴풋이 그런 기억이 떠올랐.. 2021.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