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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김밥 냉이김밥 차가운 겨울땅을 헤집고 올라온 꿋꿋한 겨울냉이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길목에 냉이향 그윽한 김밥을 말아본다. 힘찬 삶의 의지가 느껴지는 냉이김밥은 두부와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그윽한 맛을 낸다. 특히 남편이 즐겨하여 철이 돌아오거나 좋은 냉이를 만나면 한번씩 만들어 본다. 냉이김밥은 스님들이 만들어 먹던 음식인 듯. 내가 처음 냉이김밥과 만난 것은 2005년 봄학기 계원대 수신재에서다. 홍승스님 음식 강좌 중에 냉이김밥이 있었다. 나는 내 나름대로 방법을 바꾸어 만들어보는 김밥인데 남편으로부터 최고의 명품김밥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겨울 청송이나 봉화 놀러 가면 장날 맞춰 시골 할머니들 들고 나온 냉이는 향이 짙고 힘이 넘친다. 김밥은 녹차와 함께하는 것도 제맛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음악 중 녹차와 어울.. 2022. 2. 12.
나도 수정과, 그래, 너도 수정과 설이 되면 수정과를 꼭 만들었다. 하지만 곶감다운 곶감도 사라지고, 단맛은 최대한 줄이려 들어가는 흑설탕을 조절하기는 해도 조금은 넣어야 하기에 근래에는 만들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수정과 변주곡을 만들어 보았다. '나도 수정과'로 이름붙인다. 수정과 맛이다. 그래, 너도 수정과다. Toselli Serenade를 들으며 나름의 과일향을 수정과에서 느껴본다. 사랑의 노래 들려온다. 옛날을 말하는가 기쁜 우리 젊은날. 수정과의 맛 느껴진다. 옛날을 말하는가 나도 너도 수정과 나의 변주곡 레시피 통계피와 생강, 대추5알을 물에 넣고 끓이다가 약불로 줄여 우러나도록 끓였다. 끓고 있는 냄비에 얇게 썰어놓은 사과와 배, 귤을 넣고 뭉근하게 끓여 과일의 단맛이 빠지도록 했다. 우러나온 물은 한김 식혀 체에 받쳐.. 2022. 2. 12.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미술의 원천 '빛'에 대하여 빛은 형태와 색상을 드러내게 한다. 미술은 형태와 색상에 관한 예술이다. 테이트 미술관에서 특별전을 기획했다. 표제가 '빛'이다. 미술의 역사에는 빛이란 무엇인가라는 물리학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질문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 테이트 미술관이 자신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이것에 대답한다. 장소 :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관람료 15,000원 ※ 매주 수요일에는 전시장 내 촬영이 가능. 카메라 플래시, 삼각대, 라이브 방송 등 관람에 방해가 되는 촬영은 불가 백남준의 '촛불 TV'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테이트 모던 멤버십라운지에서 밀레니엄 브릿지와 세인트폴 성당을 바라보던 기억을 더듬으며 전시의 첫 매듭을 당겨본다. 당초 우리나라 전시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 전시가 결정되면서 백.. 2022. 2. 11.
왜 마약 군만두라고 하는가? 군만두를 먹으며 남편은 이야기한다. 마약같다고. 자꾸만 먹고 싶다. 중독성 강한 이 맛이 최고란다. 맛있다 하니 덩달아 좋다. 내 정성이 좋다는 것일까? 그 맛이 정말로 좋다는 것일까? 함께 사는 세상 동안 함께한 세월동안 쌓이고 쌓인 마음들이 맛으로 승화된 것이라 생각하며 티스토리에 하나 올린다 오늘의 음악은 슈베르트 즉흥곡 D.899 Op.90 No.4 in Ab장조 백건우 피아노로 듣는다. 힘차게 그리고 경쾌하게 시작되는 건반 소리에 맛이 실린다. 부드럽게 그러나 약하지는 않게 흐르는 소리가 순간 순간 강하게 힘이 들어간다. 반복하며 변주되며 깊이에 깊이를 더한다. 빨라졌다간 느려지고 경쾌한 듯 뒤를 잡아 끄는 음이 끊어지듯 이어지며 나의 생각을 내 삶의 이야기에 반주를 더한다. 군만두에 서려 있는.. 2022. 2. 6.
캠프, 미디어의 약속 이후…예술의 정치적 저항… 백남준아트센터 먹을 음식이 있고 마실 물이 있는 세상을…백남준아트센터에서 겨울 아침 햇살이 쏟아지면 백남준아트센터의 2층 전시실은 유리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이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 2022.1.14 일은 추워도 나름의 기대를 안고 백남준아트센터를 찾았다. 오늘의 전시는 '캠프 미디어의 약속 이후'다. 전시는 사전 정보없이 맞부닥쳐서 눈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좋다. 오롯이 자신의 관점에서 체험한 후 점차 다른 정보와 교류하며 감동의 깊이를 더하고 폭을 넓히는 것이 예술의 본령이 아닐까? 백남준 아트센터에 도착해 오늘은 1층을 지나쳐 2층 빛과 작품이 만나 펼치는 예술의 향연을 보기 위해 올라간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유리창을 다 막아버렸다. 대형 스크린이 전시장을 둘러 싸고 인도 작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 2022. 2. 6.
눈 내린 조형물 앞에서…국립현대미술관 야외조각장 자연이 기획한 '설날에 보는 눈 속 현대조각전' 설날 아침 눈이 내려 있었다. 상서로운 징조다. 옛부터 설에 내린 눈은 서설이라 부른다. 화이트 설날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야외조각들이 떠올랐다. 눈들이 기획한 전시를 보기 위해 서둘러 나섰다. 흐릿한 거리의 풍경부터 전시기획에 대해 설명을 하는 듯이 보인다. 전시기간은 대략 오늘이나 내일까지 일 것이다. 전시 안내문도 포스터도 없지만 나는 그것을 느끼고 볼 수 있다. 눈밭에서 서서 문에서 노래하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이 눈 내린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어딘지 현대적 슬픔이 배어나는 노래가 '문에서' 잠시 생각의 여울이 일어난다.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 위로 노래는 흘러가고 황토빛 금속 페인트색의 문은 무언가 아직도 생각을 한다. 다가서 키 큰.. 2022.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