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67 기쁜 우리 좋은 날----시루팥떡 케이크 남편 생일날에 만든 시루팥떡 케이크 보통은 두겹으로 만드는데 오늘은 한겹으로 만들었더니 마치 쵸코 케익 먹는 기분이란다. 맛까지도. 달달한 케이크보다 집에서 시루에 쪄내는 팥떡이 훨씬 우리의 입맛에 맞다. 방앗간에서 빻아온 찹쌀가루로만 만들어 하룻밤 지나 먹는 팥떡은 김 모락모락 나는 팥떡만큼 맛이 있다. 쫄깃하고 부드러운 떡의 식감에 산머루청의 단맛과 은은하게 어울려 여운으로 흐른다. 톡톡 씹히는 이팥 알갱이가 입안에 퍼지며 생기를 더하고 색감도 그러하고 맛도 그러하다. Happy Birthday to you Beethoven Piano Concerto No 5 in E- Flat, Op.73 '황제' 중 2악장 Adagio un Poco mosso(느리지만 조금 움직이듯) 3악장 Rondo : All.. 2022. 1. 12. 발상의 전환으로 우려낸 유자차 무와 배를 채썰어 시원하게 우려낸 물에 생강청을 조금 넣어 끓인 후 유자청으로 유자차를 만드니 이것이 유자생강차인가. 무우유자차인가 실험적인 시도지만 맛은 생각했던 대로 깊고 시원하다.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시원하게 하는 따끈한 열기가 온몸에 퍼진다. 유자향이 전신을 돌아 정수리를 통해 피어 오른다. 신선의 삶이 이와 맞닿아 있으니. CHOPIN 쇼팽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 작품22 피아노 건반 위를 산책하듯 흘러가는 맛을 느껴본다. 부드러운 가운데 갈수록 화려하게 전개되는 음악처럼 유자향은 무로 우려낸 찻물에 깊게 배어 울린다. 느리고 매끄럽게라는 뜻의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테크닉이 분출되는 ‘그랜드 폴로네즈’가 대조를 이루듯 무우의 무심함과 유자의 향긋함이 대조를 넘어 조화.. 2022. 1. 5. 산책 길에서 만난 자코메티 그림자 싸락눈이 내린 아침 바위 위에 서서 자코메티 조형물보다 더 자코메티다운 우리들 그림자를 본다. 참새 서너마리가 함께 겨울볕을 느낀다. 내 발 소리에 놀란 갈대 숲 참새들이 화들짝 놀라 측백나무로 날아올랐다. 딱다구리는 경쾌한 망치소리를 내며 나무를 두드린다 까마귀 소리도 멀리서 들렸다. 아침 볕은 가득하고 천지가 하나의 그림이고 음악이다. 그 짙은 감상 속으로 우리는 건들거리며 걸어간다. 또 올해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가고 있다. 삶은 이렇게 이어진다. 2022. 1. 5. 겨울의 시원한 맛 배유자차 전통음료 배숙이 기억나는 겨울이다. 배숙은 겨울 감기기운 있을때 배에 후추박아 생강과 계피,대추, 꿀 넣어 따끈하게 마시던 음료이다. 배숙 느낌을 소환하여 배를 넣은 유자차를 우려본다. 시원한 맛이 우러나 유자의 상큼한 달콤함과 어우러진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들판에서 두팔 벌려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나를 느낀다. Mozart 하프의 부드러운 선율을 뚫고 플룻이 맑게 울린다. 하프가 입안에 감미로운 맛을 돋우고 플룻은 시원한 맛을 온몸으로 전한다. 부드러운 날카로움으로 맛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띠뜻한 열기가 온몸으로 퍼져야 마음으로 유자향을 느낄 수 있다. 유자향은 배의 시원함으로 더욱 상큼하게 빛이 나고 * 안단티노는 안단테보다 조금 빠르게다. 안단테가 천천히 걷는 빠르기로이니 천천리 걷는 빠르기보.. 2022. 1. 5. 톡톡 터지는 날치알밥 날치알밥은 아들 때문에 만들게 된 음식 중 하나. 학교 근처에 최고로 맛있는 알밥집이 있다며 맛보여준 알밥. 저렴한 가격에 학생들 상대로 파는 알밥이라 먹는 사람이 많기는 한데, 나는 조미료 맛이 강해 한숟가락 뜨고는 먹을수가 없었다. 그때 그때 있는 재료 이용해 날치알밥 만들어 주면 맛있게 먹는다. 보통은 울외장아찌(나나스끼)를 사용하는데 오이지로 대체하기도 한다. . 오늘의 클래식은 Mozart의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다 밤의 여왕이 질러대는 '아아아아 아아아'처럼 경쾌하게 날치알이 톡톡 터져 맛을 살려낸다. 빠른 템포의 높은 소리에 맛의 높이도 함께 높아진다. 가벼운 식사로 제격이다. 이렇게 만든다. 나의 정갈한 레시피 1. 날치알은 냉동실에서 하루 전날 꺼내 냉장고에 보관해 해동시킨다. 2.. 2022. 1. 3. <대지의 시간 #3>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사해의 작은 영혼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영상에서 울리는 종소리는 무속적 신비함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영상은 바람과 바다와 소리를 들려준다. 사해는 중앙아시아의 끝자락과도 맞닿아 있다. 중앙아시아의 무속적인 분위기가 작품에 가득 녹아난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2017, 영상설치, HD컬러영상, 사운드, 10 시간 33 분 뿌연 안개와 같은 물안개 속에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작은 종소리들의 합창. 아니 합창이라기보다는 시나위처럼 제멋대로 어울리는 소리들이 우리 마음을 자연의 시원으로 이끌어 가려한다. 무당의 빙글빙글 도는 춤사위처럼 화면은 떨고 있다. 자연스럽게 바람이 만들어내는 음악이 이미지를 살려낸다. 바람이 빨라지면 무당이 맴도는 것처럼 우리는 점점 무아경에 빠지게 된다. 무속적인 분위기는 자연이 엄혹할수록, 자연이 큰 도.. 2022. 1. 3.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