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맛을 우려내다65 장독대 옥잠화꽃 향기를 추억하며 만든 찹쌀밥 고추장 내가 담그는 고추장은 정성에 정성을 담아 담담한 맛으로 싱거운 듯 산뜻하다. 일년동안 볶음과 무침, 찌개에 맛을 더하는 고추장 담기는 매년 2월 나만의 행사다. 질게 지은 찹쌀밥으로 만드는 고추장은 큰언니가 작은언니에게, 작은 언니가 나에게 전수한 비법이다. 괴산에서 정성껏 재배한 말린 무농약 태양초 고추를 사서 다시 한번 닦아 말린 고추는 상품 중의 상품이고, 명인이 만든 조청과 소금도 오랜 세월 간수를 빼낸 신안의 천일염을 끓여 만든 고운 소금을 사용하기에 재료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고추장 맛은 설명이 필요없다. 정성을 다해 햇빛 쐬이기를 거듭하지만 아무래도 도시살림에 햇볕이 충분하지 못해 아쉽다. 김치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다보니 예전과 같은 깊은 맛에는 미치지 못한다. 어릴적에는 장독대가.. 2022. 2. 25. 정월 대보름 절기음식 나물…고사리나물, 시래기나물, 무나물 정월대보름이 되면 겨울철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 묵나물을 삶아 9가지 나물을 만들어 먹으며 건강을 기원했다. 봄에는고사리와 취나물 머위대등을 가을에는 토란대, 토란잎, 가지, 애호박, 무우 고구마대 등을 햇볕과 바람으로 말려 보관을 해두었다가 채소가 귀한 겨울철 건강나기를 했다. 엄마가 해 주신 정월대보름 먹었던 맛있던 나물로는 이름모르는 버섯나물이 있다. 이모가 근처 산지에서 직접 따서 말려 가져오신 작은 버섯인데, 엄마가 들깨가루 넣어 자박하게 만들어 주신 나물은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어린 나이에도 맛있게 먹었던 나만의 추억 음식이다. 입 짧은 아들이 즐기는 나물로는 다래순 나물이 있다. 십여년 전 문경장에서 처음 만나 만들어 본 나물인데 맛이 좋다. 요즈음 시골 장을 가지 않아 올해는 만들.. 2022. 2. 15. 정월 대보름 절기음식 북어국…아버지를 그리며 정월대보름이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북어국을 끓인다. 손질한 통북어와 무우를 이용해 끓이다가 두부 넣고, 콩나물 넣고, 대파넣고, 달걀 흐트러지지 않게 통째로 끓인 시원한 북어국은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셨던 국이다. 북어국을 끓일 때면 아버지 생각이 난다. 어릴 적 정월 보름날이면 두부를 먹어야 살이 찐다고 했고, 콩나물은 키가 큰다며 먹으라 했다. 보름날 아침에는 더위팔기 풍습이 있었다. 더위 먹으니 친구가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면 안된다. 부럼을 먹어야 부스럼이 없다. 껍질땅콩이나 호두 등을 깨서 한입 먹고 지붕으로 던진다. 내 부스럼을 가져가라고. 전날밤에는 신발을 댓돌에서 감추어 놓고 잔다. 이제 댓돌도 없고 아파트에는 지붕도 없다. 이것 저것 지키는 풍습도 많았는데 세월따라 달라진 세태에 서서히 .. 2022. 2. 15. 정월 대보름 절기음식 오곡밥…풍년을 기원하다 정월 대보름에 먹는 오곡밥과 나물은 올해 이미 풍년이 들었다는 의미이다. 오곡밥을 김으로 싸먹는 복쌈 풍습도 풍년 기원을 의미한다. 찹쌀, 조, 수수, 이팥, 울타리콩을 시루에 쪄낸 나의 오곡밥. 시루에 쪄낸 나의 오곡밥은 질지않고 고슬고슬한 찰진 맛을 낸다. 울타리콩은 구수한 맛을 더하고 이팥은 보통의 팥보다 찰밥의 진한 옛 맛을 북돋운다 나의 정갈한 레시피 울타리콩은 하루 전날 물에 담궈 불려놓는다. 이팥은 씻어 돌솥에 삶아 첫물은 버리고 이팥과 울타리콩을 함께 약간 무르도록 삶는다. 찹쌀, 조, 수수는 씻어 한 시간여 불린 후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시루에 대나무 발을 깔고 불린 찹쌀과 조, 수수, 울타리콩과 삶아놓은 팥을 섞은 후 그 위에 천을 덮고 강불에 익힌다. 김이 오르면 나무 주걱에 물을.. 2022. 2. 15. 명품김밥 냉이김밥 차가운 겨울땅을 헤집고 올라온 꿋꿋한 겨울냉이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길목에 냉이향 그윽한 김밥을 말아본다. 힘찬 삶의 의지가 느껴지는 냉이김밥은 두부와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그윽한 맛을 낸다. 특히 남편이 즐겨하여 철이 돌아오거나 좋은 냉이를 만나면 한번씩 만들어 본다. 냉이김밥은 스님들이 만들어 먹던 음식인 듯. 내가 처음 냉이김밥과 만난 것은 2005년 봄학기 계원대 수신재에서다. 홍승스님 음식 강좌 중에 냉이김밥이 있었다. 나는 내 나름대로 방법을 바꾸어 만들어보는 김밥인데 남편으로부터 최고의 명품김밥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겨울 청송이나 봉화 놀러 가면 장날 맞춰 시골 할머니들 들고 나온 냉이는 향이 짙고 힘이 넘친다. 김밥은 녹차와 함께하는 것도 제맛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음악 중 녹차와 어울.. 2022. 2. 12. 나도 수정과, 그래, 너도 수정과 설이 되면 수정과를 꼭 만들었다. 하지만 곶감다운 곶감도 사라지고, 단맛은 최대한 줄이려 들어가는 흑설탕을 조절하기는 해도 조금은 넣어야 하기에 근래에는 만들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수정과 변주곡을 만들어 보았다. '나도 수정과'로 이름붙인다. 수정과 맛이다. 그래, 너도 수정과다. Toselli Serenade를 들으며 나름의 과일향을 수정과에서 느껴본다. 사랑의 노래 들려온다. 옛날을 말하는가 기쁜 우리 젊은날. 수정과의 맛 느껴진다. 옛날을 말하는가 나도 너도 수정과 나의 변주곡 레시피 통계피와 생강, 대추5알을 물에 넣고 끓이다가 약불로 줄여 우러나도록 끓였다. 끓고 있는 냄비에 얇게 썰어놓은 사과와 배, 귤을 넣고 뭉근하게 끓여 과일의 단맛이 빠지도록 했다. 우러나온 물은 한김 식혀 체에 받쳐.. 2022. 2. 12. 이전 1 2 3 4 5 6 7 8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