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맛을 우려내다65 왜 마약 군만두라고 하는가? 군만두를 먹으며 남편은 이야기한다. 마약같다고. 자꾸만 먹고 싶다. 중독성 강한 이 맛이 최고란다. 맛있다 하니 덩달아 좋다. 내 정성이 좋다는 것일까? 그 맛이 정말로 좋다는 것일까? 함께 사는 세상 동안 함께한 세월동안 쌓이고 쌓인 마음들이 맛으로 승화된 것이라 생각하며 티스토리에 하나 올린다 오늘의 음악은 슈베르트 즉흥곡 D.899 Op.90 No.4 in Ab장조 백건우 피아노로 듣는다. 힘차게 그리고 경쾌하게 시작되는 건반 소리에 맛이 실린다. 부드럽게 그러나 약하지는 않게 흐르는 소리가 순간 순간 강하게 힘이 들어간다. 반복하며 변주되며 깊이에 깊이를 더한다. 빨라졌다간 느려지고 경쾌한 듯 뒤를 잡아 끄는 음이 끊어지듯 이어지며 나의 생각을 내 삶의 이야기에 반주를 더한다. 군만두에 서려 있는.. 2022. 2. 6. 영양에 건강을 더하다 …소고기 야채 스프 마구리탕을 이용해 야채스프를 양재 하나로 마트에 명절이면 스지, 도가니, 마구리가 나온다. 보통때는 잘 보이지 않지만 소를 많이 잡는 명절에는 이것을 따로 모아 공급하는 듯하다. 가격도 적당하고 맛도 실속도 있어 애용한다. 이번에는 마구리와 도가니를 구매했다. 그 중 마구리를 큰 솥에 우려내니 보기에도 흡족한 뿌연 국물이 맛있어 보인다. 아침에는 스프도 괜찮은 먹거리다. 마구리탕을 이용한 소고기 야채 스프에 도전한다. 시금치 향이 코끝을 찌르며 맛있는 냄새가 끓어오르는 김을 따라 올라온다. 야채들과 어우러지는 향에서 맛이 느껴진다. 즐거운 마음으로 요리(?)를 즐기며 아침을 연다. Bach 사냥칸타타 BWV 208 중 '양들은 평화로이 풀을 뜯고' Michel Bouvard 오르간 연주로 듣는다. 오르간.. 2022. 1. 27. 선가의 밥상에는…냉이 야채죽 부족한 듯이 먹는 것이 선가의 법도다. 아침에는 죽이 제격이다. 현대의 모든 질병은 과잉에서 비롯된다. 옛날에는 부족하여 병이 되고 현대에는 지나쳐서 병이 된다. 그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 죽이다. 부족하면서 나름의 풍요로움을 더하는 것이 냉이 야채죽이다. 공양게를 외우며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깨달음을 이루고자 합니다. 표고버섯과 냉이가 어우러져 고기를 먹는 듯한 느낌이 난다. 영양이 듬뿍 담겨 그런지 맛 또한 풍요롭다. 아닌게 아니라 한술 뜬 남편은 전복죽이냐 물었다. 시금치와 당근이 어우러진 야채죽에서 겨울 한복판 푸르른 들판에 선 느낌이다. 절에서는 냉이와 표고버섯을 마치 고기처럼 즐겨 사용한다.. 2022. 1. 27. 맛의 발견, 고구마 버터구이 탄수화물은 보통 쓴맛을 가지고 있는데 요리과정을 통해 단맛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탄수화물 요리의 핵심이다. 열을 가하면 그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찐맛도 나면서 군맛이 더 강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맛. 가염버터를 더해 버터향이 고구마 본연의 맛과 조화를 이룬다. Acoustic Cafe의 Long Long Ago 현실에서 꿈 속으로 다시 현실로 이어지는 음악을 따라 맛은 상상을 펼치며 어디까지 가려는지 작은 것에서 커다란 기쁨을 느끼는 것이 음악이요 그리고 맛이라는 감정이다. 그래서 맛이나 음악은 그 때 그 때가 다르다. 애끓듯 이어지지만 마음은 으으음 평안하게 들린다. 이렇게 만든다. 나의 정갈한 레시피 고구마를 적당한 두께로 썰어놓는다. 적당한 두께란 각자의 경험과 마음에 달린 것이지, 그것을.. 2022. 1. 26. [녹두죽 변주곡] 초록을 더한 녹두빛 야채녹두죽 해독에 최고로 치는 녹두를 이용해 끓이는 녹두죽은 생각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정갈해진다. 남편의 제안에 따라 이번은 야채넣은 녹두죽 변주곡이다. 어릴때 특별히 아프고 기운 없을때 맷돌에 돌려 갈아서 쑨 녹두죽 맛에는 미치지 못하다는 것이 남편의 평이다. 맷돌 맛에 못 미치고, 녹두 자체도 달라져 옛스런 맛에 이르지 못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내가 만든 녹두죽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맛과는 격이 다르다. 순수한 녹두의 맛에 다양한 야채의 풍미가 수줍은 듯 배어난다. 녹두빛보다 더 짙은 초록의 빛으로 세속에 찌든 우리의 입맛을 정갈하게 씻어준다. 그리고 그 속에는 아플때 날 돌보던 어머니의 정성이 함께 하고 있으니. Franz Liszt S.172 No.3 Lento Placido 리스트의 위로 3번을 조성진의 피아.. 2022. 1. 20. [새조개 변주곡] 겨울 속 봄을 품은 <냉이 새조개 샤브샤브> 얼어붙은 땅을 헤치고 추운 바람을 맞으며 초록빛 함뿍 머금은 냉이와 시금치, 봄동과 함께 하는 새조개 샤브샤브는 싱그러움으로 새조개를 감싸안아 푸르른 맛을 전해준다. 새조개의 변신이다. 내가 만드는 또 하나의 변주곡 주제는 겨울 속의 봄이다. 흐르는 멘델스존 무언가 30번 op.62-6 '봄노래' 처럼 겨울 한복판에 감도는 봄의 느낌에 취해본다. 플룻이 피아노의 반주를 뚫고 봄을 이야기 한다. 냉이와 봄동이 새조개 샤브샤브 안에서 뛰어 초록으로 뛰어 올라 봄의 이야기를 전한다. 냉이는 가사 없는 무언가처럼 특별한 이야기도 없이 봄을 노래한다. 아직 겨울이지만 겨울 속에 봄의 노래를 부른다. 정갈한 나의 레시피 다시물을 만든다. 멸치, 디포리, 다시마, 무우, 고추씨(청량고추로도), 파, 양파껍질, 마늘껍.. 2022. 1. 19. 이전 1 ··· 3 4 5 6 7 8 9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