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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맛을 우려내다65

[새조개 변주곡] 라면의 색다른 품격 새조개라면 지방 나들이를 하고 돌아와 보니 저녁 끼니 때를 놓쳤다.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대한민국 대표적 편의식 라면이다. 해외여행시에도 저녁때 라면 하나 곁들이면 만사가 오케이다. 그러나 나의 라면은 항상 단순함을 거부한다. 라면에 무엇인가 더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 그것이 나와 아들 레시피의 차이다. 라면의 맛은 강렬하다. 오늘의 라면은 새조개를 넣은 라면이다. 숙주나물과 쑥갓, 미나리가 시원한 맛을 내고 새조개가 들어가 고급스러운 라면이 탄생한다 Johannes Brahms 브람스 헝가리 무곡 5번 라면의 강렬함이 유장한 선율에서 춤을 추듯 툭툭 드러난다. 아니 강렬함 속에 새조개의 맛이 춤을 추듯이 발걸음을 옮긴다. 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 라라 라라아하 구음으로 음악을 따라가며 맛에 맛을 따라 춤춘다 따.. 2022. 1. 19.
여행의 기억 매생이 굴떡국 추워서 좋다. 호호 불며 먹는 매생이 굴떡국. 이것도 매생이국의 변주곡이다. 매생이 짙푸른 겨울바다가 넘실대는 위로 히끗히끗 포말이 일어나듯 거품처럼 일렁인다. 고흐의 붓터치처럼 매생이 빛깔이 삶의 영감을 불러온다. 겨울의 바다도 마음으로 들어오면 이리도 부드럽고 따스하다. 미끄러지듯 바다말의 감촉이 내게로 밀려온다. 부드럽게 씹히는 속살 같은 흰떡의 감촉에 더하여 짭조름한 풍미를 더한다. 비발디 사계 겨울과 함께 호호불며 먹는다. 바다 머금은 푸루른 매생이와 탱글탱글 우유빛 굴. 가끔 씹히는 청량고추 매콤함이 우리에게 맛이 무엇인지를 알게 한다. 매생이와의 첫 만남은 십여년전 겨울 지리산 쌍계사에서 시작된다. 연자죽을 먹으러 들어간 작은 죽집에서 덤으로 내어 놓은 매생이국이 그리도 맑고 깔끔한 맛을 전.. 2022. 1. 17.
[새조개 변주곡]냉이 새조개 오일파스타 냉이는 봄의 문을 여는 봄나물이다. 얼어붙은 땅에서 봄의 숨결을 끌어올려 생명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 냉이다. 힘찬 생명력이 냉이의 덕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겨울에도 냉이를 많이 볼 수 있다. 오히려 기르는 냉이는 봄이 되면 꽃대가 올라와 먹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냉이와 시금치로 새조개 샤브샤브를 새롭게 한다. 변주곡을 작곡하듯 새조개의 기본 가락에 냉이와 파스타를 결합해 본다. 맛은 어떨까? 궁금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맛도 그만이다. 냉이가 다른 맛들을 끌어올린다. 냉이는 고기는 아니지만 고기같은 식감을 불러일으킨다. 향기는 있으되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맛이 있으되 자신의 맛을 주장하지도 않는다. 상생의 미덕으로 각각을 북돋아 주는 덕을 가지고 있다. 새조개의 맛이 살아나고 파스타의 맛이 .. 2022. 1. 17.
겨울 한철 제맛 김치만두 김장김치가 익어간다. 1월이 오면 잘 익은 김치 꺼내어 송송 썰어 양념한 돼지고기와 두부 숙주나물 넣어 만두피에 곱게 빚은 손만두는 일품요리로 변신한다. 김 모락모락 나는 만두 한입 베어물면 돼지고기와 두부 김치가 숙주나물과 서로 어우러져 알맞게 육수가 터져나와 입안 가득 1월은 남편의 생일이 있고 특히 남편이 만두를 좋아하여 힘들더라도 정성을 다해 직접 만두를 만든다. 예전에는 피까지 직접 밀어서 만들었지만 쉽지가 않다. 하여튼 내가 만드는 만두는 나만의 맛이 난다. 남편의 평을 빌자면 옛날에 먹던 만두와 같은 맛이라고 한다. 한입 베어물면 다지고 저민 돼지고기 육수와 식감이 입안을 압도한다고 한다. 두부와 숙주의 맛이 뒤를 받치고 잘익은 김치의 싸한 맛이 입맛을 당긴다. 하나에 하나를 더해도 그리고 .. 2022. 1. 16.
가슴으로 새기며 먹는 새조개 샤브샤브 2-3일이나 되었을까 돌아가신 큰 언니 며늘아기한테 전화가 왔다. 요즈음 제철인 새조개를 보내드린다고. 지난 해에도 설 즈음에 샤브샤브를 맛 보시라고 보내주더니 그것이 반갑다. 따스한 마음이 벌써 봄 향기처럼 퍼진다. 지난 번에 비추어 택배의 시간이 늦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오후 2시가 되니 도착을 했다. 그러나 외출할 일이 있어 냉장고 신선실에 보관한 후 머리 속으로 지난해 기억을 더듬거리며 샤브샤브를 가늠해 본다. 새조개 샤브샤브 재료를 머리 속으로 점검한다. 배추, 무, 미나리, 쑥갓, 버섯, 만두, 국수 등은 있는데 샤브샤브용 소고기가 없다. 일을 보고나서 소고기를 사서 돌아오니 벌써 7시다. 서둘러 준비한다. 잘 손질해서 포장된 새조개라 쉬이 준비를 마친 후 휴대용 가스버너 위의 냄비에 멸치와 야.. 2022. 1. 15.
생일날에는 무엇보다도 미역국 생일은 태어난 날이다. 태어나다는 말은 “어미의 태(胎)로부터 세상에 나오다”에서 유래했다. 그래서 태어난다는 것은 힘이 든다. 어미도 아이도. 어미는 그래서 미역국을 먹고 또 아이는 어미의 젖을 통해 미역국을 먹는다. 그래서 생일이면 무엇보다도 미역국이다. 태어날때의 기억을 되새기며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미역국에는 쇠고기가 제격이다. 특히 생일에는 말이다. 부드러운 고기맛 국물에 미역이 어우러져 고소하면서도 부드럽고 시원한 맛 깔끔한 미역국으로 생일의 아침을 시작한다. 내 생일은 아니고 남편 생일이다. Susanne Lundeng 의 바이올린 연주로 Jeg Ser Deg Sote Lam (당신의 소중한 사람)을 들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연다. 내가 그대에게 무엇 건네듯 음악이 흐른다. 바이올린이.. 2022.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