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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서서60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에는 <푸른 강>이 흐르고 이 반 고흐의 처럼 흐르고 있었다. 인도의 푸른 유리 벽돌이 감탄을 난반사하며 거친 호흡을 명상처럼 뿜어내고 하늘에는 유리구슬 매듭이 별처럼 빛나 다시 푸른 강물에 부딪혀 끝없는 윤회의 업을 맺는다. 여럿이 모여 하나의 생각을 만들어낸다. 아름답다는 의미를 향한 오토니엘의 열정을 담은 7000여개의 유리벽돌 하나 하나에서 아름다움의 에너지가 흘러넘쳐 어두운 전시장을 압도하며 우리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장-미셸 오토니엘 은 ‘유리구슬 조각’으로 알려진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이다. 오토니엘의 최근 10여 년 동안의 회화, 조각, 설치작품 7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야외조각공원을 넘어 덕수궁에까지 오토니엘의 미의 정원이 우리를 유혹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야외조각공원 나무에.. 2022. 6. 17.
안드레아스 거스키, 대형 화폭에 펼친 미학 거대한 화폭이 압도한다. 한 화면에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사방으로 이어진 파노라마 화면과 같은 작품들이 우리를 끌어들인다. 대형화폭에는 무수한 인간의 군상들이 추상화처럼 메세지를 담아낸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의 갖가지 생각들이 조화를 이루어 세상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그것이 사회이고 그것이 역사다. 그것이 공간이고 시간인 것이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현대미술 기획전을 개최한다. 독일 태생의 사진작가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 1955)는 현대 사회를 담은 대규모 작품들을 선보여온 현대사진의 거장이다. 이번 전시는 3월31일부터 8월14일까지 1980년대 중반의 초기작부터 2021년 신작까지 40여 점이 전시된다. 이 중 은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 2022. 6. 12.
이안 쳉의 세계건설…인공지능과 게임 엔진의 예술 인공지능과 게임엔진을 바탕으로한 예술이 가능한 것인가? 화면 자체가 무엇을 하는지 이해하기도 어렵다. 직관적으로 명료하게 다가오지도 않는다. 스크린에 비쳐지는 이미지들이 그렇게 화려하다거나 강렬한 것도 아니며 만화나 동화 수준의 이미지가 반복된다. 이안 쳉의 설명에 따르면 세계는 반복 가능한 게임의 관계망이 번성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게임이란 무엇인가?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이다. 지금 글을 쓰는 것, 전시회를 관람하는 것 등등이 다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지만 작가는 세계를 그렇게 규정하고 있다. 세계건설이란 관계망을 만들고 양육하는 예술의 형식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충분한 혼돈 속에서 자율적 프로그램이 세계를 형성한다. 작가는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산다. 살기.. 2022. 5. 28.
데이터의 바다, 영상에 의미를 더하는 조형물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3,4전시실에서 히토 슈타이얼 개인전 가 열리고 있다. 전시된 작품을 따라 시선을 옮겨본다. 영상과 조형물들이 잘 어울려 나름에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애쓴다. 요즈음의 영상 작품들은 관객의 시간을 빨아 먹고 살아간다. 전시조형물 중심으로 작품들을 들여다 본다. 데이터의 바다에서 영상에 의미를 더하는 조형물. 그것 또한 미술이다. 2019 수직으로 설치된 세개의 화면에서 진행되는 퍼포먼스 영상으로 47분여 동안 진행된다. 앞으로 에워싼 둥그런 포개진 파란 의자와 파란 벽면이 보는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벽면의 벨란시제(BELANCIEGE)라는 문구도 관심을 끈다. 직감적으로 왠지 명품 발렌시아가와 칼라디자인에서 맥을 같이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정말 벨란시제는 발렌.. 2022. 5. 26.
히토 슈타이얼의 철학적 비평…거역할 수 없는 데이터의 바다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히토 슈타이얼의 개인전 '데이터의 바다'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다. 나의 관람일은 5월22일. 이제 삶의 표현은 데이터의 흐름 속에 반영되어 나타나고 정보‧생명‧정치가 데이터를 관리하고 경작하고 발굴한다. 구글맵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살펴보듯 단순한 시각 보다는 데이터를 읽고 처리하는 패턴 인식에 의해 세상을 인식한다. 디지털 기술 기반의 데이터 사회에서 삶은 무엇이고 예술은 또 어디로 가는 것인지 히로 슈타이얼은 디지털의 바다라는 제목의 전시를 통해 말하고 있다. 이제 미술은 언어나 철학에 선행하는 이미지나 소리를 통한 느낌의 전달이라는 원시적 미술의 상태로 되돌아 간 것이다. 아직 데이터의 바다에는 예술의 문법이 존재하지 .. 2022. 5. 24.
백남준이 소리친다,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 예술이 위대해서가 아니라 건조한 세상이 재미없어서 예술이 비정상으로 보이고 때로 위대해 보이지만 사실 예술은 사기 백남준아트센터의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는 휠체어를 타고 새천년을 맞는 백남준의 모습 에서 시작한다. 2000년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렸던 백남준 회고전의 제목은 ‘백남준의 세계’였으며 60년대부터의 백남준의 작품을 망라하는 전시였다. 회고전이란 예술가를 총정리하는 무대이나 백남준은 그 곳에서 휠체어를 타고 자신의 작품 앞에서 괴성을 울리며 아직 못다한 예술의 열정을 토해내고 있었다. 왠지 비장하면서도 끝없는 예술가의 길을 보여주고 있는 듯이 보인다. 계속 도전하는 것이 아방가르드이며 그래서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는 것일까? 수레바퀴와 다섯 개의 TV로 된 이 20.. 2022.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