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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서서60

초현실적 자폐의 세계를 그리다…팀버튼의 세계 팀버튼은 자신의 바라보는 자폐의 세계를 그려낸다. 초현실적인 세계와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의식이라는 세계를 그려낸다는 생각도 없이 그냥 자신에게 비쳐진 이미지를 대중적인 애니메이션과 영화 속에 펼쳐보인다. 잠시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에 코드를 맞추어보면 어렴풋이 이해가 간다. 동심이라는 아직 사회적 제약을 덜 받는 세계. 어렸을 때 꿈의 모습은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 어린 아이들의 행태를 보면 천진하기도 하지만 천진이라는 속에는 벌레를 해체하는 무심한 잔인함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팀버튼은 초현실주의자와 같이 작위로 작품을 기획하지 않는다. 무의식 세계를 어렵게 관념적으로 바라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팀버튼은 초현실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팀버튼은 자신의 고유한 세계를 그려내고 우리.. 2022. 5. 15.
내 마음의 작품…어느 수집가의 초대 중에서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나는 작품들을 생각한다. 최종태 모르는 것도 두려운 것도 많은 인간은 끊임없이 삶의 본질을 사유합니다 정선 긴 장맛비가 갠 후 인왕산 바위들은 물기를 머금어 묵직해 보이고 계곡을 따라 피어 오르는 물안개가 청신한 여름날의 정감을 드러낸다 일흔 여섯 노대가 정선이 자신의 눈길과 발길 그리고 자신감에 넘치는 대담한 필치로 담아낸 불후의 역작 김환기 푸른 하늘과 흰 항아리와 틀림없는 한 쌍이다 똑 닭이 알을 낳듯이 사람의 손에서 쏙 빠진 항아리다 클로드 모네 모네의 정원 어느 하루 연못가 물빛에 자연의 오묘한 아름다움이 깃듭니다 크고 깊은 소리를 내어 세상 모든 생명들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백남준 한계 없이 날아오르는 상상의 힘 위트있는 유쾌한 예술 김환기의 〈Echo 19.. 2022. 5. 10.
어느 수집가의 초대…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컬렉션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받았다. 아니 어느 수집가의 집을 방문했다. 집 문 앞에는 집을 지키는 벅수가 서 있다. 잡귀로부터 집안을 지키는 민머리에 귀가 길게 늘어져 있는 두 개의 석인상이 서있다. 수집가의 문처럼 권진규의 ‘문’이 전시의 시작을 알린다. 전시기획자가 안내한다. “이 문을 지나면 수집품이 가득한 저의 집으로 들어 갑니다”라고 알린다. 현대란 선조의 흔적 위에 서 있는 집이다. 대청마루에는 차 한잔의 향기가 그득하고 뜰 안 나뭇잎 그림자를 배경으로 동자상들이 시중을 들 듯 늘어섰다. 마루에 앉아 좌측에는 장욱진의 ‘가족’ 권진규의 ‘모자상’ 등이 보이고 우측방에는 백자항아리와 김환기의 그림이 어울린다. 아래쪽 방에는 고가구들이 장식되어 있고 명품의 생활용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하나 하나 명품 .. 2022. 5. 10.
우고 론디노네, 마음으로 전하는 돌…구도승의 본성 우고 론디노네의 개인전 보도자료는 다음과 같은 작가의 말로 우리를 도발한다. 나는 본다는 것이 어떤 느낌이고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물리적인 현상인지 혹은 형이상학적인 현상인지에 대한 조각을 만든다. 전시회의 제목은 《nuns and monks by the sea》이다.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에 열리는데 내가 본 것은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의 전시다. 서울은 작가의 세 번째 전시라고 한다. 국제 갤러리를 자주 들르지만 최근 기억에는 없다. K3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이게 뭐지 하며 느끼는 것은 색색의 달마도다. 그리고 전시 제목을 살펴보고는 고개가 끄떡여진다. 전시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다양한 시각에서 작품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닌 듯하다.. 2022. 4. 27.
‘붉은색 없는 1395일’…안리 살라, 보스니아 내전의 기억 Anri Sala, ‘1395 Days Without Red’ 2011, 단채널 HD 비디오 컬러, 5.0 설라운드 사운드, 43분46초 마리얀굿맨갤러리, 하우저&워스 제공 MMCA서울 5전시실 '나 너의 기억' 전시 중에서 2022년 4월 24일 관람, 관람료는 4천원 한 여성이 어딘가로 향해 간다. 여성이 말을 하지 않기에 걷는 행위의 의미를 우리는 알 수 없다. 골목을 지나고 도시를 가로질러 가는 모습은 일상적이고 평범한 모습이라 하기는 어렵다. 여성은 긴장한 채 움츠리며 길을 간다. 길을 건너려는 다른 사람들도 역시 경직된 모습으로 긴장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 보고 달려나가 길을 건넌다. 무엇인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전편을 압도해 나간다. 길 어디선가 총을 든 누군가가 그들을 저격할 것만 .. 2022. 4. 25.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양정욱, 경비원 졸음 속 꿈의 세계 양정욱,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 2013, 나무, 모터, 실, 백열등, 아크릴, 플라스틱병, 300x197x197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MMCA서울 5전시실 '나 너의 기억' 전시 중에서 2022년 4월 24일 관람, 관람료는 4천원 움직이는 원형의 나무 조각. 나무 조각들과 플라스틱 병이 끈으로 엮여져 나무 구조물을 이룬다. 그 가운데 전구 하나가 희미한 듯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벽에는 거대한 그림자 놀이가 진행되고 구조물 나무 조각에도 마찬가지의 그림자 놀이가 이루어져 그 자체도 조형물이 된다. 희미하고 느리게 울리는 나무조각과 플라스틱병의 마찰음이 졸음에 겨워 흔들리고 그것은 작가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의 틈을 열어 젖힌다. 편의점에서 일하던 시절, 맞은편 건물 경비초소에서 꾸벅꾸.. 2022.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