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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리 나물밥 봄날 저장해 두었던 어수리 나물로 밥을 지어 먹는 것도 겨울을 맞는 풍미의 하나이다. 더우기 녹차 한잔 우려 함께 하면 몸은 맑고 정신 또한 명정하다. 이른 봄이 되면 경북 영양에서는 어수리에 파릇파릇 활짝 편 잎이 올라온다. 3월말,4 월초쯤 어수리를 주문해 봄의 나른함을 어수리의 싱싱한 맛으로 날린다. 봄의 싱그러운 맛을 최대한 즐기며 봄날을 보낼 수 있다. 어수리를 씻어 끓는 물에 소금 조금 넣은 후 삶아 한끼 분량으로 분리해 냉동고에 보관해 두고 꺼내어 나물밥으로 만들면 봄의 향을 계속 누릴 수 있다. Tip 냉동고 보관시 나물을 짜지 않고 물 머금은대로 보관한다. 오늘은 표고버섯 어수리나물밥이다. 이렇게 만든다 1 전날 냉동실에서 꺼내 냉장고에 둔 어수리나물을 물기를 짜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2021. 12. 21.
색 고운 녹두죽 오늘 아침은 녹두죽이다. 계속 날아오는 코로나 백신 추가접종 문자에 3일전 병원을 찾아 3차 접종 부스터샷. 1차, 2차 접종때 한산하던 동네의원이 이번에는 사림들이 많아 안에 들어설 수도 없었다. 3개월만 경과하면 모든 연령대가 접종하게 되어있어 그런 것 같다. 어깨가 약간 힘들다가 괜챦아져 다행이다. 녹두는 몸에쌓인 노폐물을 해독해주고 식욕을 돋우는 성분이 있다하여 엄마가 아팠을때 보양식으로 끓여 주던 죽. 녹두죽은 치과치료나 검사로 약물이 몸안에 들어왔다 싶으면 끓여먹는 음식이다. 연두빛이 감도는 연노랑 색깔이 예뻐 고소한 맛을 더 느끼는 것 같다. 남편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쥬스 내리고 나온 입자고운 당근이나 야채 조금 넣어 같이 끓여보는 건 어떠냐고. 한번 시도해봐도 좋을듯싶다. 새로운 시도에서.. 2021. 12. 20.
산책길 젊은 예술가들과의 만남 우연히 마주친 인연에 대하여. 2021. 10월 어느날. 나와 남편의 모락산 산책길, 오늘은 산속에 야생의 정원카페가 열렸다. 계원대 학생들이 졸업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자연과 어울려 설치된 소품들이 오래된 시간 속의 어떤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Ludovico Einaudi 'Seven Days Walking'중 3일째 'Low Mist'의 담백한 서정이 우리를 시공을 넘어선 한 세계로 이끈다. 오랜 코로나로 얼룩진 삶에서 시간과 공간이 뒤엉킨 기억을 우리는 만나고 있었다. 우리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탁자로 다가가 학생들에게 물었다. "졸업작품인가요? ". "네" 한 여학생의 상쾌 한 대답이 숲 속에 울려 퍼졌다. "앉아도 되나요?" "네" 그리고 앉는 소리. "커피 한잔 갖다 드릴까요?" 한 남학.. 2021. 12. 19.
커피핸드밀에 꼬까옷 입히다 커피를 내리기위해 원두를 커피 그라인더에 갈아낸다. 마치고 난 후 다음날까지 미세먼지바람을 홀로 맞으며 견디는 게 사뭇 마음이 쓰인다. 읏을 만들어 입히고 싶다. 원형에 굴곡도 있어 어찌하나 궁리하다 목부분에 끈을 연결하고 칼라 형태로 만들었다. 여밈 안쪽으로 똑단추를 달고 테두리에 꽃을 수놓았다. 연두잎 위로 피어난 앙증맞은 빨간꽃에 커피향이 맺힌다. 예쁘다. 너의 이름은 꼬까옷이다. Bizet 2021. 12. 18.
비를 품다. 이우환 <사방에서> 비가 내린다. 오늘 같은 날에는 과천국립현대미술관도 산책하기 좋다. 비가 오니 물에 젖은 조각들의 모습이 더 좋다. 조각들이 질감을 드러낸다. 이우환의 ‘사방에서’는 돌이 깨어나서 움직인다. 비를 맞아 살아서 움직인다. 어떤 깨달음을 향해 가고 있는 걸까? 철판 위에 빗물이 거울이 되어 세계를 끌어 당긴다. 뿌연 안개가 낀 것처럼 비가 뿌려지고 비오는 날의 수채화가 그려진다. 미술관 앞의 타일에는 빗방울이 낙수되어 자연의 음악을 두드린다.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이 들리는 듯 피아노 건반을 가볍게 터치하듯 빗방울들이 부딪혀 울린다. 비를 만난 돌은 깊어져 느낌이 살아난다는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철판도 이런 매력을 보여줄 줄이야... 야외조각공원에서 만난 이우환의 는 지금까지 수없이 지나면서 보아왔지만 오늘.. 2021. 12. 18.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MMCA덕수궁 박수근의 그림이 박완서의 나목이란 언어와 만나 그 때 그 시절 서울을 이야기 한다. 물론 박수근의 그림이 그 때 서울 그 모습은 아닐 것이다. 그의 작품은 미군들이나 외국인에 팔기 위한 삶의 의지로 더 한국다운 서정과 서사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박완서는 김장철의 나목이라 말한다. 왜 김장철의 나목일까. 한겨울이 더 추울텐데. 한겨울에는 이제 봄이 머지 않았다는 희망이 있다. 하지만 김장철은 이제 겨우 겨울로 가는 시련의 초입에 있으니 마음은 더욱 춥게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추위와 맞설 준비를 하는 것이 김장철인 것이다. 박완서는 건강한 삶의 서사를 작품 속의 두여인에게서 느꼈을 것이다. 박수근의 작품은 대부분 한복을 입고 있는데 작품 ‘실직’은 양복을 걸친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용산 주한미사령부 도.. 2021. 12. 17.